글쓰기(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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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평전>을 쓰다가
며칠째 장맛비가 내립니다. 훗훗한 방 속, 눅진 책향이 빗소리를 타고 올라오는 비릿한 냄새와 함께 느긋이 파고듭니다. 내가 이런 날을 좋아하듯 연암을 좋아하는 것도 순전히 이기입니다. 조선 최고의 문장가 중 한 자리는 연암 박지원의 차지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 사내의 전략적인 글쓰기와 재주..
2011.07.03 -
정의가 불의에 지는 것을 보며
정의가 불의에 지는 것을 보며, 선이 악에 지는 것을 보며-세상은 왜 이럴까? 참 궁금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왜 이러한 세상을 그대로 두시는지 더욱 궁금했습니다. 성경을 보다 참 흥미로운 구절을 보았습니다.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
2011.06.30 -
‘동방예의지국’ 유감 두 가지.
‘동방예의지국’ 유감 두 가지. ‘동방예의지국’ 유감1. 참 민망하다. 한 젊은이가 백발이 성성한 노인에게 삿대질에 욕설을 해댄다. 우리 사회의 예의와 도덕의 종언을 보는 듯하여 섬뜩하다. 저 젊은이 한 사람뿐이라면 호들갑을 떨 이유도 없다. 문제는 이와 유사한 현상을 종종 목격한다는 끔찍..
2011.06.28 -
태산(泰山)같은 자부심을 갖고
장맛비가 연일 내립니다. 더욱이 태풍까지 올라온다고 합니다. 축 처진 날씨만큼이나 마음 역시 그렇습니다. <잡보장경> 말씀으로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 자기가 아는 대로 진실만을 말하여 주고받는 말마다 악(惡)을 막아 듣는 이에게 기쁨..
2011.06.25 -
삼국지와 강반야바라밀경
견자단 주연의 <삼국지-명장 관우>라는 영화를 봅니다. 조조와 관우, 그리고 오관참장에 관우의 사랑을 얹어 그려낸 영화입니다. 화면이 시작되기 전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보입니다. 일체유위법(一切有爲法): 모든 것은 법이 될지니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꿈같고 그림자 같으며 여로역여전(如..
2011.06.24 -
빗소리
장맛비가 내립니다. 내 어릴 적 빗소리는 한 악보요, 장난감입니다. 노란 호박꽃 받친 호박잎 위에선 투두둑, 울타리를 타고 오르는 담쟁이덩굴 위에선 토도독, 양철지붕 위에선 통통통, 초가집 지붕 위에선 툭툭툭, 낙숫물은 똑똑똑 돌 위에서 악보를 만듭니다. 이런 날이면 바깥 마당가는 졸졸졸 작..
2011.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