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글 읽기/글쓰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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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를 찾아 떠나는 글 여행>
by 커버 > 작가명 클릭">휴헌 간호윤방금 아침마다 책상에 앉으면 책 한 권을 찾아든다. ‘시마(詩魔,시 짓게 하는 마귀)’를 혹 만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시, 거문고, 술을 아주 좋아하여 삼혹호(三酷好)라 자호한 이규보(李奎報,1168~1241) 선생의 를 다시 읽는다. 선생은 처음엔 질박하고 문채가 없으며 순수하고 정직하던 사람인데 시의 요사함에 빠지면 말이 괴상하고 글이 춤추며 만물이 현혹되고 사람이 놀라게 된다. 이것은 다른 게 아니라 ‘마귀가 들어서’라며 다섯 가지 이유로 쫓아내려 한다. 그 다섯 가지는 이렇다. 첫째, ‘세상과 사람을 현혹시켜 아름다움을 꾸미게 하며, 요술을 피우고 괴이한 짓을 하여 비틀거리며 열렸다 합했다 하며, 혹은 우렛소리가 나고 뼈마디를 녹게 하고, 혹은 바람이 맞부딪..
2025.01.01 -
원고를 교정하며
10년 간 번역한 원고이다. 출판사에서 온 2차 교정지를 다시 퇴고 한다. 인세는 단 돈 1원도 없다. 책 내주는 것만도 감지덕지 해야 될 판이다. 그나마 100부 찍을까? 인생 처세술, 아니면은 어린아이 책, 그마저 아니면 서양서적 번역. 우리 고전은 맥이 끊겼다. 한자 몇 자 보이면은 눈길조차 안 준다. ( 물론 개중에는 출판사에서 모셔가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리라. 거기에는 다 그만한 이치가 저러이러하게 있을터. 그게 내가 아닌데 어떡하랴.) 책을 벗어나면 물질은 연산군 시대보다 더 흥청망청이다. 온 나라에 노래소리 울리고 먹빵이 대세이다. 소주 한 병 사다 놓고 1잔 먹고 1줄 퇴고한다. 글줄이야 정답지만 세상사는 참 어렵다. 세상사 참 어렵다. 겨우 커피 2ㅡ3잔 값이거늘 그것 조차도 우리 삶..
2023.04.16 -
<3.1절 기념사는 망발(妄發)이다>
* 본래 '3.1절 경축사'라하여야 옳다. 하지만 '경축사'는 커녕, '기념사'라하기도 후손으로서 너무 부끄럽다. 있을 수 없는 ‘망발(妄發)’이다. 망발이란 ‘말이나 행동을 잘못하여 자신이나 조상을 욕되게 하는 그런 언행’이다. 3월 2일, 오늘 개강이다. 이 시간이면 수업에 들어가기 전, 이런저런 준비를 하건만 서둘러 자리에 앉았다. 어제 3.1절 기념사를 듣고는 눈과 귀를 의심하였다. 지금까지 이런 기념사는 들어보지 못했다. 이 나라 대통령 기념사이기에 소름이 돋고 분노가 치민다. ① 3.1절은 ‘세계만방에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알린 쾌거의 날’이다. 과거를 반성하는 날이 아니다. 망발의 기념사는 이랬다 “그로부터 104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
2023.03.02 -
깡패 고(考)
깡패 고(考)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현 정권을 “깡패 날뛰는 무법천지, 대문 닫아야”라는 작심 발언을 하였다. 이를 두고 여당 권력자인 정 아무개가 “막말하는 자가 깡패, 인성 바닥”을 보였다는 기사가 뜬다. 2023년 이 대한민국 민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인들의 ‘깡패’ 운운을 들을 줄은 작년 이맘 때쯤만해도 몰랐다. ‘정치깡패들이 설치던 무법천지 자유당 시절’로 되돌아 간 듯하여 섬뜩하다. ‘깡패’는 우선 패거리를 이루는 집단이어야 한다. 옛 문헌에 깡패는 보이지 않는다. ‘짝대기패’나 ‘무뢰배(無賴輩)’가 이에 해당 된다. 여기서도 패거리를 말한다. 한 사람이 깡패 우두머리나 일원은 될지언정 깡패는 못 된다. '깡패 같은 놈'은 모르겠지만. 깡패 어원은 아마도 일제치하에 만들어진 듯하다. 깡패에..
2023.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