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각종 수업 자료)/나의 이야기(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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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산다는 게 -
시지프스만 오늘 이른 아침부터 산등성이로 돌을 굴리는 게 아니다. 누구나 오늘을 사는 사람이라면 다 그렇다. 그렇게들 살아내는 게 인생이다. 언젠가부터 시지프스가 오늘을 나보다 좀 쉽게 살아낸다는 생각이 든다. 시지프스야 혼자 고독하게 돌을 굴리는 거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아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명제를 증명이나 하듯 늘 사람은 사람과 인생길을 걷는다. 그런데 이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게 그리 쉬운 게 아니다. 나같이 300년 된 씨족마을에서 성장한 경우는 더욱 그렇다. 코 흘리기 전부터 “어른들께 인사 잘해라”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지금도 시골 내려가면 내 어머니께서는 “동네 분들께 인사 잘하라”고 하신다. 아들 나이 몇이 되었고, 집안이라야 겨우 일곱 집이요 모두 타지인들이 들어와..
2021.03.12 -
<이런 날, 저런 날>
2021년 2월 3일, 함박눈이 평펑 내린, 이런 날이 있다. “아빠 이거 써.” 살갑지 않은 딸이 전기방석을 내민다. 얼떨결에 받아 든 내가 의아한 눈으로 딸을 쳐다보았다. “응. 나 오늘 사직서 냈어.” 아침부터 딸의 얼굴은 우울했다. 나도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딸아이는 2개월 전, 다니던 광고 회사를 그만두고 새 직장으로 옮겼다. ‘알파문구’라고 중견기업체였다. 선생이라 그런지 길에 떨어진 볼펜을 줍는 나로서는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딸과 잘 맞을 듯했다. 더욱이 이 코로나19 정국이다. 딸아이가 대견하였고 사원을 뽑은 회사는 더욱 그러하였다. 올겨울은 꽤 춥다. 으스스 몸을 떨며 출근하는 딸을 위해 역까지 기사를 자청했다. 1주일쯤 지났을까. 출근하는 딸아이 옷차림이 전과 달라졌다. 바지를 ..
2021.02.04 -
마라톤과 라이딩
마라톤 마라톤과 라이딩 휴헌 ・ 2020. 10. 19. 10:57 5월에 발목 인대가 끊어졌다. 이제 전처럼 마라톤을 못 할 것 같다. 생전 처음 자전거를구입하였다. 자전거로 보는 세상은 달랐다. 심지어 근 10여년을 뛴 마라톤까지 달리 보였다. 10월 어느 햇빛 좋은 날 라이딩을 하다가--- 4월 벚꽃 분분히 나리던 날 산악마라톤 ---
2020.10.20 -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 같은 소리 하지도 마세요.” 나에게 독설을 잘 날리는 분의 말이다. 이야기인즉은 이렇다. 어제 지인이 당신 아버님 상에 와 주어서 고맙다며 나를 불러내었다. 나는 미안하였다. 이 분과 나의 정의를 생각하면 너무도 부족한 부의금을 냈기 때문이다. 마음이 영 불..
2019.10.21 -
<아범은 이장도 못 되네!>
<아범은 이장도 못 되네!> “아범은 이장도 못 되네!” 내 어머니 말씀이다. 나이 마흔을 좀 넘어 이 세상에 환멸을 느꼈다. 그 부조리의 근원이 정치라 생각하고 시골로 내려가려했다. 내 고향에 가 한 5년이면 이장에 출마하고 ---그러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어머니에게 ‘제가 시..
2019.06.14 -
<사람 참 안 변하더라>
<사람 참 안 변하더라> 난 술을 좋아한다. 그런데 술맛이 그렇게 없을 수 없었다. 어제 술자리가 그랬다. 지인과 나는 근 몇 달을 안 만났다. 이유는 술자리가 불쾌해서였다. 처음에는 전 일을 사과도 하고 그래, 변한 줄 알았다. 그러나 술잔이 두어 순배 돌 무렵, 지인은 예전의 지인으..
2019.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