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글쓰기는 연애이다(162)
-
자동차에 부딪히고-
자동차에 부딪히고- 어제 자동차에 부딪혔습니다. 자정이 다될 무렵 아파트는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흥건했습니다. 야간 대학원 강의가 있어 약간은 노곤한 몸이었고 우산까지 받쳐 들었기에 아무 생각 없이 아파트 머리를 돌아설 때였습니다. 불빛인가 싶더니 어느새 자동차 범퍼가 내 다리를 치고 ..
2008.09.02 -
<두 장의 벽돌>
<두 장의 벽돌> 아잔 브라흐마의 글 중에 <두 장의 벽돌>이 있습니다. 아잔이 절을 짓는데 벽돌을 쌓고 보니 두 장이 비뚤어졌답니다. 그래 아주 불편한 마음으로 그 벽돌을 없애고 싶었는데, 어느 날 한 방문객이 “아름다운 벽입니다.”라고 하더랍니다. 그래 아잔 브라흐마가 “아, 벽 전체..
2008.08.31 -
공부를 하며-
공부를 하며- 공부를 하며 자기 논문은 ‘절대적’으로, 타인의 논문은 ‘상대적’으로만 보는 분들을 봅니다. 이런 경우 거의 자기와 ‘다른 대학 출신’이거나 ‘사회적 대학 순위’에 따라 더욱 분명하게 드러내더군요. 학문에는 비등점(沸騰點)이 없다는 사실을 그들은 전혀 이해하지 않습니다. ..
2008.08.31 -
술 이야기
어제 먹은 술로 오늘 하루 아무 일도 못 했다. 그래 오늘은 술 이야기나 좀 하겠다. 술에 몹시 취하여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경우를 두고 ‘술에 먹히다’, 혹은 ‘술이 사람을 먹다’라고 한다. 술을 제법 먹는다하면 이 정도에 누구나 한번쯤은 이른다. 대개가 이 지경에 이른 다음날이면 열에 아홉은 ..
2008.08.26 -
다시 시간
월요일입니다. ‘개강’무렵이니 할 일이 많습니다. 자연히 신경도 날카로워집니다. 아침 일찍 책상을 차지했건만 이 책 저 책 뒤적거릴 뿐 손에 안 잡힙니다. 책상머리에 놓인 시간은 벌써 정오에 근접했습니다. 녀석은 뜀박질 선수입니다. 아마 이봉주 선수 보다는 더 잘 달릴 겁니다. 발명왕 에디슨..
2008.08.25 -
벌초(伐草)
벌초(伐草) 오늘 벌초를 다녀왔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그리고 외할아버지께서 누우신 산자락입니다. 모두 다 내 몸을 주신 분들입니다. 수북하니 자란 풀을 깎아냅니다. 할머니, 아버지…, 모든 삶을 이 손자와 아들에게 바쳤습니다. 그렇게 키웠건만, 고작 ‘반벙어리 축문 읽듯’ 더듬거..
2008.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