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伐草)
2008. 8. 24. 20:54ㆍ글쓰기/글쓰기는 연애이다
벌초(伐草)
오늘 벌초를 다녀왔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그리고 외할아버지께서 누우신 산자락입니다.
모두 다 내 몸을 주신 분들입니다.
수북하니 자란 풀을 깎아냅니다.
할머니, 아버지…,
모든 삶을 이 손자와 아들에게 바쳤습니다.
그렇게 키웠건만,
고작 ‘반벙어리 축문 읽듯’ 더듬거리며 세상을 짚습니다.
‘예초기’를 멘 어깨하며 손목이 아파옵니다.
땀방울이 흘러내립니다.
눈가에 무언가 들어갔나 봅니다.
눈앞이 부옇습니다.
아마 땀방울인가 봅니다.
2008. 8. 24.
간호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