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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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품(拙品)이 아닌 인생(人生)이었으면>
요즈음 환절기라 그런지 돌아가시는 분이 유독 많다. 상을 당하면 흔히 ‘돌아가셨다’고 한다. 돌아가셨다는 말은 이 세상을 떠났다는 뜻이다. 우리 부모의 부모, 또 그 위 부모, 더 따져 올라가면 이름조차 모르는 무수한 조상이 이 세상을 그렇게 떠났다. 이 세상을 떠날 때 남겨 놓은 게 인생이다. 고달픈 인생이건 달콤한 인생이건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만’ 인생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 단 하루 만이 인생이다. ‘인생 백 년에 고락이 상반’처럼 인생살이 괴롭고 좋은 일이 반반이어도 ‘인생은 뿌리 없는 평초(萍草, 물 위에 떠도는 개구리밥)’처럼 허무한 인생이라 해도 아직은 이승을 떠나지 않았다. 이 세상에 가장 명확한 두 가지 사실이 있다. 바로 지금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
2022.11.24 -
인생별곡
오늘, 가장 친한 벗의 글을 보았다. 상가에 다녀 온 후, 죽음에 대한 상념을 적은 글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야. 글 몇 자. 이렇게 써주었다. --------------------- 그렇구나. 그래, <인생별곡>이란 노래도 있더구나. 언젠가부터 가끔씩 대하는 네 머리카락에서 흰새치를 보고 네 얼굴..
2015.02.27 -
한 해의 마지막 날
한 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가만 생각하면 나와같은 인간들이 만든 것에 지나지 않건만 그 위력은 적지 않습니다. 경도와 위도에 따라 시간차는 있을 지언정 오늘과 내일을 구분지으려 합니다. 아니 올 해와 내 년을. 오늘도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인생길을 걸을 것입니다. 적지않은 나이..
2013.12.31 -
소래습지를 걷다가(1)
배 한 척이 뱃줄에 매여 있습니다. 배는 물 위에 있어야하거늘 뭍에 정박된 배는 더 이상 배가 아닙니다. 그렇지요. 내 생각 또한 저렇듯 무엇엔가 매여 정박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단 한 줄! 무섭도록 잔인한 한 줄! 단 한 번 사는 인생! 해당화랍니다. 열매도 아름다워 관..
2013.12.31 -
허리띠
며칠 전 허리띠가 없어졌습니다. '집 안 어딘가 있겠지'하여 그냥 지내니 여간 불편한게 아닙니다. 처음엔 몰랐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더합니다. 자꾸 바지춤이 흘러내리는 것하며, 왠지 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 오늘은 사야겠구나하였는데, 장농 안에 무언가 비죽이 나온게 있어 보니 허리띠였습..
2008.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