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글쓰기는 연애이다(162)
-
매미 소리를 들으며
매미 소리를 들으며 여조과목(如鳥過目, 나는 새가 눈 앞을 스쳐 감) 이라더니, 2008년도 벌써 한 허리춤을 휘돌아 총총히 지난다. 비 끝인지 아파트촌을 울리는 매미 소리가 제법 맑다. 매미는 ‘선연嬋娟’이라 한다. 곱고 어여쁘다는 뜻이다. 또 신선으로 탈바꿈하는 곤충을 닮았다고 해..
2008.07.25 -
‘24시’
하루의 끝은 ‘24시’입니다. 루마니아의 작가 게오르규는 여기에 1시간을 더해 『25시』라는 소설을 썼습니다. ‘25시’, 그것은 우리에게 존재하지 않는 극한의 ‘절망적 시간’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신(神)을 찾습니다. 어제 통화한 벗도 신을 찾고 다닙니다. 아니 벌써부터 찾고 다..
2008.07.24 -
마음의 눈
직선을 한 번 그어 보세요. …… 다 그리셨는지요. 어떻게 그렸는지요? 혹 종이에 아래처럼 그리지는 않았는지요? 그렇다면 직선을 잘 못 그렸습니다. 위의 것은 직선이 아니라 선분입니다. 즉 선분은 아래처럼 선이 곧기는 하되, A에서 B를 잇는 것입니다. 환언하면 한계가 있는 직선이란 뜻으로 ‘유..
2008.07.22 -
예식장에서
예식장에서(1) <내 책> 어젠 이종 4촌이 결혼을 하여 예식장을 찾았습니다. 그중, 내가 이번에 낸 <기인기사>에 대하여 인사말을 건네는 친척이 있습니다. “형님, 책 내신 것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어려워요. 모르는 말이 너무 많아요.” 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전에 다 나오네...
2008.07.21 -
세수를 다시 해야겠습니다
장마철입니다. 창문을 타고 빗물이 흐릅니다. 문제 하나 내 볼까요. 다음은 무엇일까요? 무게7g, 부피 6.5㎤, 지름2.4㎝. 모른신다고요. 꼭 탁구공만한 크기, 마음의 창. 그렇습니다. '눈'입니다. 눈은 우리 신체 중 유일하게 바깥세상을 봅니다. 이 눈은 뇌(마음)의 일부이지요. 뇌(마음)와 눈은 연결되어 ..
2008.07.20 -
유붕자원방래하니
비가 내립니다. 어제는 30년도 훨씬 전, 까까머리시절의 중학교 동창들을 만났습니다. 장소는 동창이 경영하는 음식점. 대부분 동창이된 이래 처음보는 얼굴들이지만, 제 각기 추억의 끈을 잡고 공유한 과거를 살리려 애씁니다. 이어 한 명씩 자기소개를 합니다. 대기업 상무, 자영업, 회사대표, 카이스..
2008.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