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학교 하늘이의 비극적인 충격을 보며>

2025. 2. 11. 14:52글쓰기/이 세상은 사각의 정글이 아니다!


<대전 초등학교 하늘이의 비극적인 충격을 보며> 
 
차라리 눈 감고 귀 막고 싶은 세상이다. 대한민국 대전, 한 초등학교서 교사가 8세 학생을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나도 이번 3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손녀를 둔 할아버지이며 현재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의 한 사람이다. 교육 현장인 학교에서 그것도 교사에 의해, 겨우 8살짜리 여자아이가, 그 아이의 무서움과 가족의 그 비통함을 어찌 필설로 다하겠는가? 아무 죄 없는 여덟 살짜리 아이의 영전에 무슨 말을 해야 하는가? <고인이 된 김하늘 양의 아빠는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했다. "마지막 문구에 하늘아! 어른들이 미안해! 사랑해!라는 문구를 꼭 넣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교사는 한 사람의 운명을 좌우한다. 그만큼 괴롭고 두려운 ‘소명(召命, 하늘의 부름)을 맡은 천직(天職:calling, 타고난 직업이나 직분)’이어야지 ‘임무(任務, 맡은 일)를 수행하는 직업(職業)이어서는 안 된다. 교사의 한 행동으로 학생의 인생이 희망의 나날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교사 답지 못한 행동으로 학생의 인생이 절망의 늪으로 빠지는 것을 참 많이도 보았다. 
 
그것은 나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한 교사로 인하여 난 국어 선생이 되었고 한 교사로 인하여 인생길이 달라졌다. 생각해 보니 나 역시도 교사로서 내가 모르는 사이에 학생의 인생길을 절망의 길로 밀어 넣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교사라면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 인간이 되고 교사가 되어야지 교사가 되어 인간이 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교사자격증이 있다고 교사가 아니요, 박사학위가 있다고 교수가 아니다. 깊은 자괴감이 든다.
가슴이 아리고 비통한 마음에 글을 쓰려 펜을 들었으나 더 글을 잇지 못한다. 전국의 교사라는 이들은 내가 지금 교사[수]로서 소명을 다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일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존경하는 선생님이 있었다면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서지 않았다.” 1993년 지존파 사건에서 한 사형수가 사형 집행 전 한 말이란다.
한 번도 김하늘이를 보지 못한 나지만 "하늘아! 어른들이 미안해! 사랑해!"라는 문구를 우리 모두 마음에 새겼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어린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내 가족처럼 한 번 더 보아줍시다. 그리고 기도해 줍시다. 하늘이 아빠의 말처럼 "단 10초만이라도" 교사들은 더욱 더 ---. 아픈 마음으로 하늘이 아빠의 인터뷰 영상과 하늘이의 사진을 캡쳐해 올려 놓습니다.
 
https://youtu.be/7t214CoN-E0?si=_IjPjaOUpZzRQiCx 

 

 
    

 
 
 
아래는 2018. 1. 12. 14:02에 작성한 글이다. 선생으로서 고민을 토로한 글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수]의 질을 넘지 못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 나는 고등학교에서 13년, 대학에서 20년 이상 학생들을 가르쳤다. 우리 교육 문제는 교육이 아니라 교사라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 어느 책이든 교육 커리큘럼은 창의성을 추구한다. 하지만 이를 가르칠 교사와 교수는 그렇지 못하다. 내가 본 교사와 교수 중에는 교육이 아니라 직업 혹은 권위만을 내세우는 경우를 참 많이 보았다.(고등학교 교사도 그렇지만 최고의 교육기관인 대학교 교수들은 더욱 그러하였다.) 그렇게 많은 교사와 교수를 만났다. 존경하는 교사와 교수 손가락 셋을 꼽지 못한다. 
 
이는 미래를 위한 창의성 교육을 할 마음이 없다는 말과 너나들이한다. 건너다보니 절간이라고 미래니 통섭이니 학문 간 경계를 허무는 융복합이니는 우이독경이요, 마이동풍이다. 그저 중 염불 외듯 과거에 배운 지식만을 여름철 엿가락처럼 늘어진 테이프를 돌리고 돌릴 뿐이다. 그 지식은 한낱 고물상에서 저울에나 달릴 폐지 한 묶음에 지나지 않는데도 말이다.
 
췌언: 한 학기를 마칠 때마다 교수평가를 보는 것이 공포 그 이상이다. 이상하게도 젊을 때보다 평가점수가 형편없다. 지난 수업을 복기해 보아도 내 성격상 게으름을 피우지도 않고 나름 열심히 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교수평가가 좋지 못하다는 것은 분명 ‘문제 있음’에 분명하다. 문제는 분명 문제인데, 문제를 찾지 못하니 이것이 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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