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站).
2018. 6. 30. 18:44ㆍ글쓰기/이 세상은 사각의 정글이 아니다!
참(站).
“하라 아홉 참(站)식 열 참(站)식 녜거늘”
“하루에 아홉 참(站)식 열 참(站)식 가거늘”이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간행된 《박통사언해 朴通事諺解》라는 책에 보이는 용례입니다. 여기서 ‘참’이란, 공무로 여행하는 사람이 쉬던 곳을 이르는 말이지요. ‘역참(驛站)이라고도 합니다.
‘한참 기다렸나?’처럼 우리가 자주 쓰는 이 ‘한참’도 여기에서 유래하였습니다. ‘한참’은 두 역참(驛站)사이의 거리를 가리키던 데서 비롯한 말로, 역참과 역참 사이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그 사이를 오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뜻이지요. 즉 공간 개념이 시간 개념으로 바뀐 경우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새참(곁두리)이니, 밤참이니, 할 때의 '참'도 이 참(站)에 잇댑니다. 여기서 ‘참’은 일을 하다가 잠시 쉬며 먹는 음식이지요. 우리 속담에 “고추 밭을 매도 참이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고추 밭 매기처럼 헐한 일이라도 ‘참’을 준다는 뜻으로, 작은 일이라도 사람을 부리면 보수로 끼니는 때워 줘야 한다는 속담이지요.
이외에도 ‘참’은 ‘일을 하다가 쉬는 일정한 사이’나 “집에 가려던 참이다”처럼 무엇을 하는 경우나 때를 지칭하는 따위, 그 쓰임새가 참, 여럿입니다.
팍팍한 세상살이다. 오늘이 내 인생에 그 ‘참(站)’ 날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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