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中庸)』을 읽다가

2022. 3. 17. 15:01삶(각종 수업 자료)/나의 이야기

『중용(中庸)』을 읽다가

 

대선이 끝났다. 활짝 웃는 당선자 얼굴을 담은 당선사례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다. 20만 표 승자의 당선사례로 매우 꼴사나운 짓이다. 세상은 완연 왕권시대로 바뀐 듯하다. 윤 당선인에게 질문하는데 한 기자는 “외람되오나(猥濫되다, 하는 짓이 분수에 지나친 데가 있다)”라며 자신을 한껏 낮추었다. 저 말은 왕권국가에서나 쓸 말이다. 하는 짓이 비위에 거슬리고 우스워 차마 눈뜨고는 보지 못할 꼴불견이다. 저러니 저 당에서는 ‘5.18 북 개입설 방송 진행자, 윤 당선인 정무특보로 임명’했다는 둥, 천하 망종 정치꾼들이 논공행상을 하느라 악취가 벌써부터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중용장구》 제20장을 본다. 노(魯)나라 애공(哀公)이 정치하는 도리를 물으니 공자는 이렇게 답한다. “문왕과 무왕이 행한 정사는 지금도 서책에 잘 기술되어 있습니다. 정치(바른 정치 도리)를 행할 만한 그 사람이 있으면 그 정치(바른 정치 도리)가 행해지고 그 사람이 없어지면 그 정치(바른 정치 도리)도 없습니다.(文武之政布在方策 其人存則其政擧 其人亡則其政息)”하였다.

 

법이 있어 법치국가가 아니요, 민주가 있어 민주국가가 아니다. 법을 잘 운용하는 ‘그 사람(其人)’이 있어야 법치국가가 되고 민주를 행하는 ‘그 사람(其人)’이 있어야 민주국가가 된다. 좋은 정치에 관한 책은 수없이 많지만 책은 책일 뿐이요, 글은 글일 뿐이요, 말은 말일뿐이다. 

 

요는 바른 정치를 행할 ‘그 사람’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