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점을 하다가

2018. 3. 24. 11:15학생들의 글, 리포트/학생들의 글과 리포트

'한국인의 마음'을 찾아 오라는 리포트를 내줬다. 한 학생 글이 눈길을 잡아끈다. 내 어깨 위 '투명지게'에는 무엇이 올라가 있을까? 나는 2번도 힘겨운 듯하다.


<한국인의 마음>
121820000  해양과학과 김00
 
‘한국인의 마음’이라는 과제를 받은 후 집에 들어서니 아버지가 일을 마치시고 술잔을 혼자 기울이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건강이 걱정되어 인상을 쓰며 몇 마디를 했더니 ‘이게 내 행복이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때 아버지의 등 뒤로 인생의 무게를 짊어진 투명 지게가 보였습니다.
 
한국인은 누구나 ‘투명 지게’를 등에 얹고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투명 지게에는 각자의 삶의 무게를 싣습니다. 어린아이는 받아쓰기를 100점 맞아야 하는 무게, 청소년은 성적과 친구에 대한 무게, 대학생은 취업에 대한 무게 등 다양한 무게가 존재합니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大韓民國에서는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만만한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자신만의 투명 지게에 무겁고 고독한 짐을 얹어 스스로를 억압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2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지게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넘어지는 유형과 무게를 간신히 버티면서 살아가는 유형. 당신은 어떤 유형이십니까? 1번째와 2번째 유형의 차이는 ‘행복’이라는 탈출구의 유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을 짓누르는 삶 속에서의 작지만 소중한 행복은 누군가에게는 가족이 될 것이고, 글쓰기, 운동 등 새로운 취미를 발견하며 삶의 지게를 잠시 내려놓고 휴식을 취할 것입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행복을 누리는 시간동안은 그 모든 것을 잊게 되니까요. 힘들고 지친 일상생활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 그것이 진정한 한국인의 마음()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