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큼 잃어버리기 쉬운 것도 없습니다.

2015. 4. 21. 17:07학생들의 글, 리포트/학생들의 글과 리포트


책을 읽은 독후에 대한 리포트입니다. 책은 이렇게 읽어야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학생의 글입니다.


이여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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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00

이 글을 쓰는 지금 월요일 비오는 9시 전번 과제와는 다르게 이번 과제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막막합니다. 그래도 용기를 짜내어 한 자 한 자 적어나가 저의 생각을 말해보겠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성격이 소심하고 내성적이었습니다. 혼자 사색하는 것을 좋아했고, 자기만의 공상, 상상, 망상에 빠지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저는 그런 혼자만의 시간에 그 나름의 가치를 매기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처음 대학교에 와서 생활하다보니 이런 저의 성격에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낯을 가리고,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서툰 것은 사회생활에 치명적이었습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 그 사람에게 무슨 소재로 말을 해야 할 지, 얼마나 말을 해야 할지, 어느 정도 까지 말을 해야 할 지에 대해 매초 매분 필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해가 되시나요? 우스워보일지 모르지만 그게 바로 저였습니다. 그러다가 어떤 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당신도 성격개조로 성공할 수 있다’ 라는 제목의 책이었습니다. 외향적인 성격으로 변화하여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경험담을 담은 책이었습니다. 그 책을 읽으면서 저는 어떻게든 성격을 바꿔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래 난 너무 내성적이야. 그래가지고 나중에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맺을 수나 있겠어? 조금이라도 외향적으로 바꿔야겠어‘라면서요. 그때부터 다른 사람에게 한마디 더 말하고, 한걸음 더 다가가려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잘 하지 않던 일도 눈 꼭 감고 억지로 했습니다, 억지로 혼자가 아니라 둘이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고군분투하다보니 너무 힘들어서 멈춰 서서 자신에게 조용히 물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넌 누구니…?

 저는 바로 저 자신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책 속의 내용에 빠져 스스로를 잃어버리고, 책이 만들어낸 이상의 그림자만을 쫓고 있었습니다. 정작 제 자신의 소중함을 망각한 채로요. 마치 어른을 동경하는 아이처럼 그 길에 어떤 험난한 과정이 있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겉모습에만 현혹되어 자신의 행복을 몰랐던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찾아 읽었던 책이 일본 작가가 쓴 ‘소심해도 괜찮아’라는 책입니다. 그렇습니다. 왜 그 사실을 몰랐을까요. 소심해도 괜찮습니다. 말 좀 못해도, 사회생활 조금 못해도 괜찮습니다. 왜냐고요? 내가 괜찮은 거면 괜찮은 거니까요. 남이 뭐라 말해도 내가 괜찮으면 괜찮은 거니까요. 책이 뭐라고 말해도 내가 괜찮으면 괜찮은 거니까요. 그런 간단한 사실을 망각한 채 저는 책으로부터 스스로를 빼앗긴 것입니다.

  책읽기는 스스로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오늘 책을 어떻게 읽느냐가 이번 주의 나를 보여주고, 나 자신이 지금까지 책을 어떻게 읽었냐가 미래의 나를 보여줍니다. 똑같이 마음 따뜻한 책을 읽더라도 어떤 사람은 그 속에서 주인공의 인정(人情)을 찾는 반면 어떤 사람은 그 속에서 주인공의 위선을 찾습니다. 반대로 똑같이 차가운 책을 읽더라도 어떤 사람은 그 속에서 악인의 비애를 느끼는 반면 어떤 사람은 싸늘한 외면을 던집니다. 진짜로 아픈 만큼 청춘이면 그것은 단지 환자일 뿐입니다.

  요는 책에 현혹되어 자신을 잃지 말라는 것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변하지 않는 신념을 가지고, 중용의 정신으로 책을 읽어야합니다. 다산 선생님의 수오재기에는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오직 '나'라는 것만은 잘 달아나서, 드나드는 데 일정한 법칙이 없다. 아주 친밀하게 붙어 있어서 서로 배반하지 못할 것 같다가도, 잠시 살피지 않으면 어디든지 못 가는 곳이 없다. 천하에 '나'보다 더 잃어버리기 쉬운 것은 없다. 어찌 실과 끈으로 매고 빗장과 자물쇠로 잠가서 나를 굳게 지켜야 하지 않으리오. 맹자가 '무엇을 지키는 것이 큰가? 몸을 지키는 것이 가장 크다.'고 하였으니, 이 말씀이 진실하다. 내가 스스로 말한 내용을 써서 큰형님께 보이고. 수오재의 기로 삼는다.』

 나만큼 잃어버리기 쉬운 것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빗장을 걸어두고 나를 지켜야합니다. 책의 사탕발림에 넘어가지 않게 항상 살펴야합니다. 책을 읽을 때 항상 자신을 잃지 않도록 경계하며 읽는 책읽기 그것이 이여관지의 책읽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