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24. 12:10ㆍ삶(각종 수업 자료)/나의 이야기
안철수 씨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 사퇴를 보고
안철수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가 어제 사퇴하였다. 파장이 예사롭지 않기에 여야할 것 없이 이삭줍기를 하느라 분주하다. 백성은 안중에도 없이 제 이득만 헤아리는 정치꾼들답다.
청나라 정치가에 증국번(曾國藩, 1811~1872)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증국번은 세상이 어지러워지는 3가지 조짐을 이렇게 들었다.
첫째로 무엇이건 흑백을 가릴 수 없고,
둘째는 하찮은 녀석들이 설쳐서 선량한 사람이 위축되어 아무 말도 못하며,
셋째로 이것도 지당하고 저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우유부단과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얼버무리는 풍조.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수그러진다.[草上之風必偃]’ 『논어』에 보이는 문장이다. ‘군자의 덕은 바람이요, 소인의 덕은 풀’로 풀이하면 된다. 백성(소인)은 정치인(군자)의 뜻에 따른다는 말이다. 썩은 바람이 불어 닥친 청나라는 저래서 망했다.
작금의 대한민국의 정치인은 어떨까?, 여당이고 야당이고 간에 저 세 가지에서 자유로운 정치인이 몇이나 될까? 우리가 본 것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라는 마키아벨리즘이라는 기치를 걸어놓고 패거리로 몰려다니며 권모술수의 진수를 보여주는 저들뿐이었다.
백성들은 ‘청렴’, ‘윤리’, ‘염치’, ‘정의’ 라는 맑은 바람 불기를 애타게 기다리지만 늘 여의도 발 바람은 악취뿐이다. 실상 저들은 자신들에 유리한 국회의원 세수를 올리기, 불체포 특권 만들기, 품위 유지비 만들기, 게리멘더링… 등 특권에는 일사불란한 팀워크를 자랑한다. 그러니 백성들은 그 악취에 코를 틀어막으며 여당이건 야당이건 정치인은 그놈이 그놈이라고 생각한다.
종합 소득세 납세자의 1.9%가 국민 총소득금액의 22%를 차지, 상위 10%의 부자가 국토의 90% 이상을 소유, 부정부패 만연,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 정치시녀인 검찰, 초등학생의 꿈이 공무원, 국가라 형태를 갖춘 이래 최악의 부익부 빈익빈, …악취로 진동하는 부정부패공화국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사실 배내옷 입을 때부터 우리는 공평치 않다는 것을 잘 안다. 도덕과 정의로 살균된 이상향이 없다는 사실도 모르는 바 아니다. 어느 때, 어느 사회, 어느 나라인들, 불편부당이 없겠는가마는,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그 악취농도가 너무 심하다.
그래, ‘혹 이러다 대한민국이 망하지나 않을까’하는 어리석은 마음에 안철수라는 이를 잘 모르지만 지지하였다. 적어도 ‘저 정치꾼들보다는 낫겠지’하는 마음에서다. 결코 ‘안철수 주가’ 때문에 혹은 ‘IT 강국’이 되어 잘먹고 잘살기 위해 저 이를 지지한 것이 아니다.
‘수파람[雄風]이 잘 불어야 암파람[雌風]도 시원한 법이다.’ ‘수파람’은 대통령을 ‘암파람’은 백성을 은유한다. 안철수 씨의 수파람으로 내 암파람도 시원해지고 우리 대한민국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기를 바란 것은 바람으로 끝났다. 그렇다고 속절없이 안철수 씨의 뜻을 따라야 하자니 그렇고 그래, 몇 자 적는다. 그래도 맑은 수바람을 기대하며…
‘수파람[雄風]이 잘 불어야 암파람[雌風]도 시원한 법입니다.’: 송옥(宋玉)의 풍부(風賦)라는 작품에 나온다. 그 내용은 “초왕(楚王)이 대(臺)에 올라서 놀다가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니, 초왕이 ‘아, 바람이 시원하다.’ 하니, 송옥이 말하기를, ‘이것은 대왕의 수바람[雄風]이요, 서민(庶民)의 암바람[雌風]은 시원하지 못합니다.’ 하고, 수파람에 관하여 진술하니, 초왕이 ‘말을 잘 하는구나. 다시 서민의 바람을 진술하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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