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11. 18:26ㆍ삶(각종 수업 자료)/나의 이야기
강의하러 갔더니, 이런 일이
00교육대학교. 일찌감치 도착하여 아침 식사를 든든히 마치고 강의실로 들어섰다. 대형 강의실에서 이루어지는 강의는 언제나 부담이 간다. 수업은 9시, 심호흡을 크게하고 강의실로 들어섰다. 내 강의는 200 여명의 초등학교 학부형(어머니)을 상대로 한 <인문학과 리더쉽>이다.
9시가 넘었는데, 자리가 많이 비었으며 마이크도 준비 안 되었다. 맨 앞 의자에 앉아 강의의 서두를 생각했다. 모든 강의는 서두 5분이 중요하기에 신중을 기하여 말문을 열어야 한다. 잠시 후, 직원인 듯한 남자가 마이크를 들고 들어 와 나에게 “강의하러 오셨죠”하고 눈길 한 번 주더니 이내 학부모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이들 밥 차려주고...그래서 늦으시지요. 200명 정원에 한 100명뿐이 안 되는군요. 좀 있다가 시작하지요....그런데 어제 강의가 맘에 안 드셨나보지요. 불만을 토로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사실 시교육청에서 요청을 해와, 학기 중에는 이런 프로그램 안 해야 하는데 학생들과 점심 시간도 겹치고...관청이라 어쩔 수 없이. 강사 섭외는 사실 시교육청에서 한 것이라...오늘도 강사 문제가 있으면 말씀하세요...”
거침없는 언변에 당당함, 그 분의 말씀은 대충 이런 요지였다. 그러더니 나에게 마이크를 주며 “한 2,3분 뒤에 하시지요.”라며 나갔다. 딱히 나를 소개하러 온 분도 아닌듯한 데...내 시계는 이미 9시 18분, 어제 강의를 어떤 분이 했는 지는 알 수 없지만...그래 오늘 강의를 하러 온 사람 앞에서 이렇게 말해야 한단 말인가? 이곳이 국립대학교이며, 국가공무원들이 근무하는 관청이라는 것을 그제야 알았다.
아! 속으로 이럴 수밖에 없었다.
“아! 이런, @#$%!”
물론 내 수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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