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북한 1위?

2012. 8. 3. 11:59삶(각종 수업 자료)/나의 이야기

 

올림픽, 북한 1?

-그 통계의 허실

 

 

 

북한이 종합 1!”

201283, 한국의 여름밤을 달구는 지구촌 대잔치 올림픽 순위이다. 기사 내용은 영국의 가디언지이다. 가디언지는 인구·국내총생산(GDP)·선수단 규모를 기준으로 올림픽 참가국의 순위를 매겼다. GDP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금메달 4개를 획득한 북한이 1위다. 중국은 30, 미국은 29개의 메달을 땄지만 순위는 25, 49위에 그친다.

현재 한국의 금메달은 6개다.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영국 BBC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한국의 순위는 3위지만 미국 NBC방송의 홈페이지엔 6위로 돼 있다. 영국은 금메달 수, 미국은 총 메달 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정하기 때문이다.(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프랑스 등 대부분의 국가들은 금메달 수를, 미국·캐나다 등은 총 메달 수를 기준으로 삼는다. 총 메달 수를 기준으로 하는 이유는, 금은동 모두 가치 있거늘 금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은과 동을 경시할 수 있고 지나치게 순위에 집착함을 막기 위해서란다.)

통계의 허실이 번연히 보인다. 문제는 이 통계가 사람들의 생각을 결정짓는다는 못된 성질이 있다는 점이다. 못된 성질은 바로 잣대에서 비롯된다. 중국이 금메달 30개로 1위이지만, 25위가 될 수 있는 것은 잣대가 금메달이냐, GDP냐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실 금메달로 국가 간 올림픽 순위를 매긴다는 것은 문제점이 많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을 국가 간의 경쟁이 아닌 개인 간의 스포츠 제전으로 본다. 물론 공식적으로 국가별 메달 순위도 발표하지 않는다.

우리는 금메달을 순위의 잣대로 삼아 선수도 국민도 환호와 한숨을 격정적으로 토해낸다. 메달이 갖는 배타적, 혹은 적대적 지위형성이 4, 5, 6---는 물론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선수까지 까지 모조리 상대적 소외감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GDP부터 체격, 투자비용, 경기의 선호도, ---- 등 잣대를 바꾸면 은메달, 동메달, 4, 5위----- 얼마든 1위가 될 수 있다. 선수들은 물론 국민들의 행복지수 또한여기서 높아진다.

아침마당과 전화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이번 유도 금메달리스트 김재범 선수의 말을 들었다. 그의 잣대는 금동이 아닌 행복이다. “나는 너에게 진적이 없어. 나는 은메달을 땄을 때도, 행복했거든---” 은메달을 딴 올레 비숍의 진다는 기분을 알겠구나.”라는 물음에 김재범은 저렇게 답했다고 한다. 비숍은 4년 전, 2008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김재범에게 통한의 패배를 안긴 바로 그 선수였다. 사실 여부야 확인할 길 없지만 김 선수의 말대로라면 난 유도를 하기에 늘 행복해 그래 순위에는 연연해하지 않지로 풀이된다.

은메달이 금메달보다 못하지 않은 잣대는 바로 행복이었다. 스포츠 선수로서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한다는 행복감, 바로 이 행복감을 잣대로 삼는다면 1위부터 마지막 순위까지 누구나 행복한 선수들이다.

우리의 메달 집계를 본다. 방송사 언론사할 것 없이 모두 중국이 1, 미국 2, 한국 3, --’이다. 물론 통계의 잣대는 오로지 금메달이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메달 색깔에 따라 극단의 희비를 보이는 것은 바로 이 못된 금메달이라는 잣대 때문이다. 이러한 통계의 허실이 진실로 뒤바뀐 잣대는 우리나라에 전염병처럼 퍼지더니 급기야는 대한민국을 옥조이는 괴물로 변하였다. 오로지 1등만을 보고 달리는 우리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에서 잣대의 획일화란 괴물을 본다.

잣대의 획일화에서 벗어나려면 내 생각을 끊임없이 의심해야한다. <백팔대참회문> “내 생각만 옳다는 어리석음을 참회하며 절합니다.”라는 43번 글귀를 새삼 곱씹어보는 하루이다.

201283.

휴헌 간호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