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증후군

2011. 6. 21. 07:46글쓰기/글쓰기는 연애이다

 

'파랑새증후군(bluebird syndrome)'이라는 말이 있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이상만을 추구하는 병적인 증세를 가리킨다. 이 말은 벨기에의 극작가 메테르링크의 동화극 파랑새 L’Oiseau Bleu에서 유래한다. 주로 어머니의 과잉보호를 받고 자라 정신적인 성장이 더딘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증세라고 하지만 우리 모두 파랑새증후군을 앓는 듯하다.

 

파랑새612장으로 치르치르와 미치르 남매가 주인공이다. 두 아이는 마술할머니에게서 앓고 있는 딸을 위해 파랑새를 찾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빛··고양이·설탕·빵의 요정과 함께 꿈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러나 끝내 파랑새는 못 찾는다. 다만 파랑새가 마음속에 있음을 계시 받고 꿈에서 깨어나자 자기들의 비둘기가 파랗게 보인다. 파랑새는 자기 집에 사는 비둘기였다.

 

메테르링크의 작품은 안데르센의 우언(동화는 일본 말임)파랑새라는 작품과도 내용이 같다. 파랑새는 동양에서 관세음보살의 화신이라 하여 관음조라고도 부르며 불교설화에는 도로아미타불의 유래와도 연결된다. 유래는 조금 쓸쓸한데 이렇다.

 

옛날 어떤 고을로 동냥을 갔던 젊은 스님이 아리따운 처녀를 보고 그만 상사병에 걸리고 만다. 스님은 번민 끝에 청혼을 한다. 처녀는 10년 동안 한방에서 동거하되 손목도 잡지 말고 바라만 보고 친구처럼 지내면 10년 후에는 아내가 되겠다고 약속한다. 시간은 시나브로 흘렀다. 내일이면 36,500일째다. 스님은 그만 하루를 못 참고 처녀의 손을 잡고야 만다. 처녀는 파랑새가 되어 날아가 버렸다. ‘10년 공부 도로아미타불이다.

 

파랑새! 우리는 끊임없이 파랑새를 찾는다. 파랑새는 때로는 연인이요, 물질이요, 승진이요, , 행복이다. 현실에 만족치 못하고 다양한 모습의 파랑새를 찾으려는 행위가 파랑새증후군이다. 나 역시 파랑새증후군을 앓으면서도 오늘도 파랑새를 찾으러 떠난다.

2011.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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