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2011. 6. 23. 09:46ㆍ글쓰기/글쓰기는 연애이다
장맛비가 내립니다.
내 어릴 적 빗소리는 한 악보요, 장난감입니다.
노란 호박꽃 받친 호박잎 위에선 투두둑, 울타리를 타고 오르는 담쟁이덩굴 위에선 토도독, 양철지붕 위에선 통통통, 초가집 지붕 위에선 툭툭툭, 낙숫물은 똑똑똑 돌 위에서 악보를 만듭니다.
이런 날이면 바깥 마당가는 졸졸졸 작은 시내가 됩니다. 돌과 흙으로 물을 막고 여기저기 호박잎을 꺾어 앞뒤를 잘라서는 수로를 만듭니다. 장난감이 따로 없습니다.
지금쯤 내 어머니는 저 소리를 듣고 계실 겁니다.
어머니가 계신 시골집을 다녀와야겠습니다.
2011. 6. 23.
'글쓰기 > 글쓰기는 연애이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산(泰山)같은 자부심을 갖고 (0) | 2011.06.25 |
---|---|
삼국지와 강반야바라밀경 (0) | 2011.06.24 |
사랑합니다. 고객님 (0) | 2011.06.22 |
파랑새증후군 (0) | 2011.06.21 |
일상 속으로 (0) | 2011.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