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륜탄조(鶻圇呑棗)

2009. 1. 28. 13:38글쓰기/글쓰기는 연애이다

골륜탄조(鶻圇呑棗)

신문을 봅니다. 단 가지 주제밖엔 없는 듯합니다.

공부, 그리고 돈.

돈은 모르지만, 공부에 대해서는 조금은 압니다.

골륜탄조(鶻圇呑棗). 공부하는 이들은 꼭 새겨 볼 말이지요.

‘골륜(鶻圇)’은 새가 대추를 통째로 삼키어 먹는다는 뜻입니다. 즉 남의 말을 자세히 알아듣지도 못하고 모호하게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뜻입니다. ‘탄조(呑棗)’는 ‘대추를 삼키다’는 의미입니다.

송골매가 음식물을 씹지 않고 그냥 넘기는 것을 ‘골륜탄’이라 하는데, 대추를 씹지 않고 그냥 삼키면 전혀 맛을 알 수 없지요. 공부도 그렇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조리를 분석하지 않고 두루뭉수리 넘겨 외우려만 든다면 아니 될 말이지요.

공부가 저러하거늘 너무 쉽게 외우려만 듭니다. 

 

공부에 관한 글은 아닙니다만, 김창흡(金昌翕, 1653 ~ 1722)의 <수미대(須彌臺)>란 시에 이런 구절이 있어 소개합니다.

 

꽃을 꺾으려면 백 척의 가질 끝까지 더듬어야 하고 / 摘花須窮百尺枝

구슬을 찾으려면 구중의 깊은 못까지 뒤져야 한다 / 探珠須沒九重淵

산을 오를 때 깊이 들어가지 않으면 / 登山不深入

묘한 경지를 어떻게 볼 수 있겠는가 / 妙境胡得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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