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소설논쟁/ 채수의 죄를 교수형으로 단죄하소서(蔡壽之罪 斷律以絞) 1

2008. 8. 14. 10:18고소설 백과사전/고소설사 4대 사건

 

② 채수의 죄를 교수형으로 단죄하소서(蔡壽之罪 斷律以絞): 제2차 소설논쟁(설공찬전 사건:중종)


“채수의 죄를 교수형으로 단죄하소서(蔡壽之罪 斷律以絞)”

글자만을 따르자면 채수의 죄가 여간 아닌 듯 하다. 그러나 조금만 살피자면 영 엉터리 소리임을 알 수 있다.

정치판은 지금이나 예나 드잡이판이었다.

나는 감명 깊게(?) 읽은 책을 말하라면, 부러 『인간시장』이란 책을 곧잘 든다. 가금씩은 정말 그 소설의 주인공 장총찬처럼 장총을 꼬나 들고 사회의 악인들에게 한 방씩 먹이고 싶다.

“채수의 죄를 교수형으로 단죄하소서(蔡壽之罪 斷律以絞).”

정치판에서 나온 것으로 표독하기가 이를 데 없다. 소설을 지었다고 교수형을 처하자는 말이니 퉁바리 치고는 독기가 서려있으며 생뚱하기조차 하다.

여하한 이 글은 소설비평의 진보란 측면에서 대단한 성장통成長痛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사정을 알고 보면 그렇고 그런 정치판 코미디요, 난장亂場에 다름아니다.

7장에서도 살핀 바, 이때는 소설비평 관전법觀戰法을 달리해야 한다.

유교의 강화와 불교의 탄압이 점점 그 심도를 더해 가고 그 와중에 당파까지 복잡하게 얽혔던 연산군과 중종 조에 드디어 『실록』에 보이는 두 번째의 소설 논란이 불거졌다. 김심의 상소 논쟁이 있은 지 18년 뒤인 중종 6년(1511년) 9월의 일이었다.

채수蔡壽(1449~1515)가 『설공찬전薛公瓚傳』을 저작하였다고 사헌부에서 댓바람에 교수형을 주창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