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소설논쟁(유양잡조 사건:성종)(1)

2008. 7. 30. 20:55고소설 백과사전/고소설사 4대 사건

 

① 괴탄하고 불경스런 책이옵니다(怪誕不經之書): 제1차 소설논쟁(유양잡조 사건:성종)




정치계는 뒤숭숭하다.

그래 세간에는 언제나 ‘떡 해 먹을 세상’이라고들 수군덕거리는 소리뿐이다. 전前 대통령 때도 그러더니 이번 대통령도 어쩔 수 없나보다. 노(盧) 전前 대통령은 탄액까지 당하였다. 이 탄핵이야 물론 서구에서 유래된 탄핵(impeachment)의 번역어이지만, 우리의 선조정치인들에게도 이 '탄액'은 가까운 용어였다.

조선시대 전제왕권의 시대이니 저 시절 ‘탄핵[彈劾]’이란, 조선시대 사헌부(司憲府)와 사간원(司諫院)의 관원들이 시정(時政)의 잘못과 관리의 비위를 들어 논박하던 일이었다.

이를 대론(臺論)·대탄(臺彈)이라고도 하는데, 곧잘 이 탄핵은 정적을 제거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하였다.

우리 소설사의 제1차 소설논쟁은 바로 이 탄핵과 관련이 있다. 실상 『조선왕조실록』에는 탄핵이 수없이 많이 보인다. 대부분의 명분은 도덕적 해이解弛를 질타하는 것이라 하지만, 소설과 관련된 것도 여러 차례 보이니 꼭 그러한 것만은 아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의 정치를 한다는 치들도 끊임없이 정적政敵을 시비是非, 배척排斥하고 딴지걸기를 일삼았다는 증거인 셈이다.

우리 소설사의 제1차 소설논쟁, 이것은 ‘괴탄불경지서’ 논쟁이다.

‘괴탄불경지서’는 정치의 파열음에서 비롯되었지만, 실상 조선조 내내 문인들이 그린 소설의 몽타주(montage)였다. 그래 “괴탄하고 불경스런 책이다(怪誕不經之書)”는 마치 전가보도傳家寶刀처럼 조선조 내내 고소설을 박대하고 오라를 지우려 하던 비평어로 제법 의기가 드높았다. 조선시대 소설의 장에서는 늘 자그마한 전쟁이 벌어졌다. 그리고 소설을 공격하는 최전선에는 늘 ‘괴탄불경’이라는 비평어가 수식어처럼 따라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