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즈음하여

2018. 5. 14. 09:17삶(각종 수업 자료)/나의 이야기

교육이 할 일은 배우는 사람들이 온갖 두려움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래서 그 개인이 지닌 특성이 마음껏 꽃을 피워 세상에 향기로운 파동을 일으키도록 해야 한다. 진짜 시를 가르쳐 보인 존 키팅 같은 교사가 우리에게는 아쉽다.

 

법정 스님의 <내 오두막의 가을걷이>에 보이는 글줄이다. 그렇다. 선생이 할 일은 제자들이 자기의 자유와 개성을 찾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그래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 이것은 교육 커리큘럼이 아닌 교사가 먼저란 말이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지금까지 나를 찾아주는 제자들과 또 만났다. 일 년에 한 번 스승의 날을 즈음해서다. 1992, 나는 저 제자들과 인문계 고3 학생과 담임으로 만났다. 그러고 2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한 명은 대학제자이지만 이 모임에 참여한다) 시나브로 세월이 흐르며 제자들도 40대 중반이 되었고 머리에는 희끗희끗한 서리가 내린다. 내가 주례를 선 제자의 아들은 이제 대학입시를 코앞에 두고 있다. 개개인으로도 수많은 희노애락의 날들과 일들이 지나갔고 지금도 수많은 일들이 저 제자들의 삶을 막고 있을 것이다.

참 고마운 일이다. 나를 찾아 준다는 것이. 법정 스님의 글을 읽으며 생각해본다. ‘난 진정 저 제자들에게 자유와 개성을 찾도록 도와주는 가르침을 주었는가? 그래 제자들이 이 세상에 향기로운 파동을 일으키게 하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