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을 나가며

2017. 2. 12. 15:50삶(각종 수업 자료)/나의 이야기

광화문을 나가며.
오늘이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나갑니다. 오늘은 박사모분들이 모인다는 서울역도 보렵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 논리에 맞는지, 정녕 이 나라를 위한 것인지,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나라, 정의로운 나라를 물려 주기위해 모인 것인지를 말입니다.
내가 추운 오늘 광화문을 가는 것은 '양심'이란 놈이 자꾸만 찔러서입니다. 손톱밑에 박힌 가시처럼 영 불편해서입니다.


서울역에서 내렸다. '구국연합기도회.ㅡㅡㅡ나이 드신 분들. 200여 분들. 애국가와 찬양가를 부른다. 한 진행자의 말씀: "헌법재판관들이 오직 하나님만 생각하시고 탄핵심판을 진행 ㅡㅡㅡ" 난 헌법재판관들이 오직 이 나라의 국민만을 생각하시고ㅡㅡㅡ"가 맞지않나 생각을 하며 시청쪽으로 걸음을 옮겨 본다.




광화문으로 왔다. 촛불을 든 사람들 속에 간간히 '탄핵반대'라는 유인물을 든 노인들이 보였다. 잠시 뒤 행사시작을 알리는 방송이 나왔다. 함성을 지르자 내 옆을 지나던 할머니가 내 얼굴을 흘낏 보며 "빨갱이!"라고 외치며 지나갔다.
순간, 나는 빨갱이가 되었다. 2017년, 2월 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려 애쓴다. 더욱이 나는 북한 체제가 빨리 붕괴되기를 바라는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 할머니를 붙잡고 물어보고 싶었다. 내가 왜 빨갱이인지를 ---.
가슴 아픈 현실이다.
돌아오는 길, 차디찬  한강에  두둥실 보름달 하나가 떠있다. 오늘이 대보름이라 그런지 보름달이 여느 때와는 다른 듯하다. 차를 따라 그 속도만큼 보름달이 따라왔다. 문득 저 보름달은 이 삼천리 강산 곳곳을 비추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따뜻한 봄이 빨리 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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