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씨년스런 오늘, 나는

2016. 11. 17. 13:45삶(각종 수업 자료)/나의 이야기


나라에 큰 분이 없다. 장일순, 문익환, ---김수환 추기경님, 법정 스님 같은 큰 분들이 새삼 생각난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리며 하야할 것 같던 박 대통령은 갖바치 내일모레라더니 이제는 검찰조사조차도 받지 않겠단다. 100만 명이 하야를 외쳤지만 박 대통령에겐 중이 빗질하는 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대통령의 행동은 시쳇말로 이 땅의 백성들을 거의 ‘멘붕’ 수준으로 만들어 버렸다. 청와대와 여당 대표, 친박은 일사불란하게 진지를 구축하고 백성들과 전면전을 선포하였다. 저들의 반격은 놀랍고도 무섭다. 저들은 후안무치를 좌장군으로 삼고 무치망팔을 우장군으로 삼아 사악한 힘으로 정의와 민주주의를 연파하고 국정을 농단한  친위대로는 제 주인인 국민까지 능욕ᆞ유린한다. 하야를 외치는 시민들에게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요구하며 청와대 접근을 불허하면서도 자신들에게는 무한정의 불법과 국기문란을 허용하고 있다. 도저히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야만적 행위가 문명 개화된 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심지어 꼬붕임을 자임하는 한 여당의원은 "촛불도 바람이 불면 꺼진다"라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한다. 5%의 능갈치는 힘이 95%를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는 현실은 이 가을의 길목에서 국민의 마음을 잔뜩 옥죈다. 500년 역사상 95%의 백성에게 지탄을 받은 정권은 박 대통령이 유일하다.
늦가을 바람이 ‘을씨년스럽게’ 불어 닥치는 2016년 11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을씨년스럽다의 ‘을씨년’은 ‘을사년(乙巳年)’에서 나왔다. 여기서 ‘을사년’은 1905년이다. 이 해, 일본과 조선 간 을사늑약이 체결되었다. 그 날이 바로 11월 17일 오늘이었다.
조선은 500년 왕조에 마침표를 찍고 일본의 속국으로 전락해버렸고 5년 뒤 아예 망국의 설움을 당했다. 그래, 이 조선의 백성들은 참으로 비통하고 허탈한 마음을 ‘을사년스럽다’라고 하였고 이 말이 변하여 ‘을씨년스럽다’로 되었다.
저 날로부터 꼭 111년 뒤 오늘, 이 을씨년스런 가을에 나는 무엇을 쓰는가?
대한민국의 한 무지하고 우둔한 백성이지만, 저들의 뻔뻔함에 한없는 무기력과 좌절, 절망감, 모멸감, 치욕을 느낀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을 다시 읽어본다.
    
전문: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1장 총강 제1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저들의 반격에 비틀거리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을 보는 것은 더욱 비통한 심정이다. "이게 나라냐고?" 외치던 이들이 벌써 저들의 서슬에 질려 "우리는 저들의 상대가 안 된다"라고 고개를 젓는다.
묻고 싶다. 대한민국이 과연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민주공화국인지를? 정녕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주권자로서 권력을 행사하는지를? 불의에 항거하는 지를?
언젠가부터 이런 생각도 끊임없이 한다. ‘행동이 없는 양심은 양심이 아니다.’라고. ‘행동이 없는 양심은 양심이 아니다.’----.라고.
18세기 실학자 우하영 선생은 이런 말을 하였다. "사유가 제대로 펼쳐지지 않으면 나라가 나라꼴이 못 되고 사람도 사람꼴이 되지 못 한다."라고. 사유란, 국가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예의염치'이다. 예의와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치인과 그러한 정치를 그대로 방관하는 국민이라면 그 나라의 존재의의는 어디서 찾아야하는가?
이미 우리 대한민국은 4.19,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켜왔다. 부패와 부도덕, 정의가 없는 독재시대를 그렇게 이겨낸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이다. 수많은 사람의 고통으로 지금까지 온 이 나라의 역사를 과거로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이 아름다운 강산, 내 나라에서 우리의 후세들이 주권자로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한다. 당당히 개개인이 존엄한 인간으로서 평등과 정의와 자유를 누리게 해야할 책임이 이 시대 우리들에게 있다. 평등과 정의와 자유는 중력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저들에게 준 권력을 주권자인 우리가 회수해야한다. 저들이 저렇게 행동하는 데는 우리의 책임도 분명 있기때문이다.

이 시절 대한민국의 주권자로  산다는 것, 참 만만찮은 일이다.
2016년 11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