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주인의 눈빛만 보면 안다

2016. 1. 17. 13:26삶(각종 수업 자료)/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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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주인의 눈빛만 보면 안다

2016.01.17.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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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 - 복면가왕

'복면가왕'의 성공 이유는 무엇일까?
'칭찬', '격려', '배려', '박수'. 그리고 선후배를 가리지 않는 뜨거운 경쟁----.
27년차 가수 심신이 나왔다. 그는 90년대 최고의 가수였다. 최진희라는 30년차 가수도 나왔다. 그들은 당시엔 가왕이었으나 모두 가왕이 되지 못하였다. 심지어는 1라운드에 떨어졌다.
하지만 노래를 하는 이나 듣는 이, 모두 분위기를 즐기고 격려의 박수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이의 많고 적음도, 연륜의 많고 적음도, 가수왕을 지냈든 아니든, 심지어는 가수든 아니든 가리지 않고 경쟁을 하고 즐기는 한마당이다.
내 전공인 국문학은 이제 '국어국문학과'라는 문패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다. '복면가왕'은 성공하고 내 전공인 국문학은 날개도 없는데 잘만 추락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시대의 조류로 설명하기에는 -----------.
 
'슈퍼스타k' 역시 마찬가지다.


"너무 잘했어요."
"진짜 노래 잘한다."
"난 울었어요."
"감동이에요."
심지어, "이런 노래는 우리가 돈내고 들어야해."

가요계에서 내로라하는 심사위원들이 아마추어 출연자들에게 아낌없이 칭찬해주는 말이다.

학문을 한답시고 이 세계에 발을 디딘지 수십년이다. 난 논문 발표장이나 강단에서 이런 말을 하는 분을 '거의' 기억해내지 못한다. '거의'라는 부사를 쓸 수 밖에 없는 내 기억력이 아쉽다기보다는 정말 기억이 별반 없다.

무엇이 문제일까?
끊임없이 배우고 배워도 결코 비등점에 도달치 못함을 안다. 우황 든 소처럼 울어도 학문의 꼭짓점에 도달할 자는 없다. 이를 번연히 알면서도 상대의 논문을, 책을, 학문을 끊임없이 무시하고, 나와 출신학교가 다르다고, 선후배끼리 패거리를 짓고, 못된 순혈주의를 우생학이라 신봉하며 잡종강세를 마다하고, 혹은 선민의식으로 카스트 제도보다 더한 학교 등급을 매겨놓고 -----. 그러저러한 이유를 대며 차디찬 말과 경멸의 눈초리로 후안무치한 행동을 서슴치않는다. 허나, 냉소적인 그 입술과 싸늘한 눈매의 저이들은 마치 하늘님이 자신들을 그러한 용도로 창조라도 한 듯 당당하다.


백지영의 저 눈을 보라. 아마추어에 지나지 않는 후배(?)들의 노래를 듣는 저 눈을. 저러한 눈으로 제자를 보고, 후학을 본다면, ----- 어찌 국문학을 매혹적인질료로 보지 않겠는가. 어찌 국문학이라는 우리의 아름다운 학문을 공부하는 사람이 없겠는가? 

개도 주인의 눈빛만 보면 관심의 정도를 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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