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스런 시선

2016. 1. 16. 14:28삶(각종 수업 자료)/나의 이야기

 
부담스런 시선이다.
요즈음 나는 이런 모습으로 다닌다. 처음에는 시선을 의식치 못하였다. 그런데 며칠 전, 아침에 서재로 오는데 한 할머니가 나를 세 번이나 돌아다보았다. 세 번째는 아예 가던 걸음까지 멈추었다. 멈춘 할머니의 시선은 내 눈까지 두루 훑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이 보호대를 차고 다닌 뒤 눈길 마주침이 여러 번이었다. 대부분 나이 지긋한 분들이고 특히 여성들이 많았다. 젊은이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나를 쳐다보지 않았다.
참 부담스런 시선이다. 시선을 받고서야 비로소 ‘장애인’으로 우리나라에서 산다는 것이 여하함을 알게 되었다. ‘너는 나와 왜 다르니?’라고 묻기나 하는 듯한, 혹은 ‘참 안 됐구나.’라고 동정을 보내는 듯한 시선은 영 기분이 안 좋다.
다만 팔에 보호대를 한 것도 이 정도인데, 만약-----.
그러고 보니 부담스런 시선이 어디 이뿐이겠는가? 혼기를 넘겼다고, 직장을 몇 년째 못 잡는다고, 지방대학 다닌다고, 중소기업 다닌다고-----.
한 팔을 보호대에 걸쳐 놓으며 부재와, 상실의 의미를 깨닫는다. 부담스런 시선은 덤으로.
허나 부담스런 시선은 정녕코 사양한다. 이렇게 써 붙이고 다녀야할까 보다.
“어르신들! 사양합니다. 그 부담스런 시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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