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 받을 용기>

2016. 1. 7. 18:50삶(각종 수업 자료)/나의 이야기

 

온종일 깁스한 팔을 부여안고 이 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라는, <미움 받을 용기>라는 책을 뒤적였다. ‘50만 독자들이 선택한 용기라는 2015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1, 20주 연속 베스트셀러 1, kbs tv, 책을 보다 선정 도서란 이 책’.

인간에 대한 편견을 배제하고 협력사랑으로 인류를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아들러의 심리학으로 한 청년을 행복으로 이끈다는 내용, 조금 더 들여다보자면 세계는 단순하며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 우리가 단순해지면 된다. 그러려면 '미움 받을 용기'가 필요하다.’가 이 책의 핵심이다. 아주 쉽게 미움 받을 용기만 있다면 행복해진단다.

혹 이 책을 읽고 감명을 받은 이가 있다면 미움 받을 각오로 한 마디 묻고 싶다. “이 정도의 책, 이미 카네기에 의해 너덜너덜해진 이런 진부한 글줄 엮음이 어찌 저 위의 ‘50만 독자들이 선택한 용기~운운의 문장을 감당해내냐고?”

미움의 동의어는 증오요, 혐오이다. 미움에는 기준도 윤리도 정의도 없다. 이유 없이 미운 것이 미움이다. 그냥 미움은 미움일 뿐이다.(이 미움의 반의어는 사랑이고 애정이다.) 생각해보자. 저 사람이 나를 아무 이유도 없이 증오하고, 혐오하는데 나에게 무슨 용기가 필요하단 말인가?

나를 아무런 이유도 없이 증오하고 혐오하는데 내가 왜 그것을 용기로 받아들여야하느냐는 말이다. 더욱이 용기란, 씩씩하고 굳센 기운이요, 어떤 일에 겁내지 아니하는 기개이다. 저 사람이 나를 미워하는 데 왜 굳센 기운과 기개가 필요하다는 것인지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다. 물론 삼해를 하든, 사해를 하든 결과는 동일하다.

백번 양보하여 용기가 필요하다치자. 그렇다면 저 아무런 이유도 없는 증오와 혐오로 무장한 미움을 인정하는 것이 되지 않는가? 앞뒤가 바뀌었다. ‘증오하고 혐오하는 미움은 나쁜 것이다. 그렇기에 미움은 정당하지 않다. 그러니 미움은 아예 용기가 상대할 가치조차 없는 어휘다. 이유와 원인이 미움에 있으니 미움을 고쳐야하거늘, 왜 애꿎은 나에게 용기운운하는가. 더욱이 '용기'는 정의로운 말이다. 결코 '미움'과 어깨를 나란히할 어휘가 아니다.

혹 이 사회를 은유하여 미움이라 상대화하였다면 그 미움의 자리에 협력사랑을 놓으려 애써야하지 않을까? 우리 모두 말이다. 이 사회가 미움의 사회기에.

나는 순수하고 정의로운데---, 이 사회(권력, 상사, 질서, ----등 이 세상을 살아내기위한 부조리한 언어들)가 계속 미워하니---. 나만 용기내서 살면 된다고---. 코가 막힌 이야기다. 콧구멍이 두 개이기에 천만다행이다.


저런 말장난에 오염된 베스트셀러의 세계가 정녕 딱하고, 딱하고, 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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