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본행 야간열차

2014. 8. 18. 10:46글쓰기/글쓰기는 연애이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2014)

Night Train to Lisbon 
8.3
감독
빌 어거스트
출연
제레미 아이언스, 멜라니 로랑, 잭 휴스턴, 마르티나 게덱, 크리스토퍼 리
정보
로맨스/멜로, 스릴러 | 스위스, 포르투갈 | 111 분 | 2014-06-05

 

나는 오늘도 리스본행 야간열차 앞에 서있다.

2014-08-11 15:46 이어쓰기
영화는 '운명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라고 한다.
운명의 바뀜은 한번의 만남이면 된다. 문제는 그 한번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맞춘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운명은 소소한 시간 속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아무도 모른다. 내 운명을 알 수 없다는 것이 매우 흥미롭지만 지금껏 그래 왔기에 당황할 필요도 없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내 운명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영화 속에는 두 개의 운명이 존재한다. 하나는 영화의 중심을 흐르는 거대하고 특별한 운명이요(1970년대 포르투갈 카네이션 혁명과 관련된 세 명의 남자와 그 중 두 남자와 연인이 되는 한 명의 여인, 그리고 여인의 사랑이자 언어의 연금술사의 저자로 혁명의 중심에 있던 아마데우 프라두의 묘비명 독재가 현실이라면 혁명은 의무다등의 대사로 짐작할 수 있는 특별한 운명들),
하나는 거대하고 특별한 운명을 바라보는 운명이라할 수 없는 운명(고전문학 선생으로 그저그런 삶을 살다가 우연히 자살하려는 여인의 주머니에 들어있는 한 권의 책, 그리고 그 속에 든 리스본행 열차 티켓 한 장으로 특별한 운명들을 만나러 간 특별할 것 없는 운명)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내내 거대한 운명보다 운명이라 할 수 없는 운명인 후자에게 마음이 기운다. 동병상련이라해도 도리가 없다. 대부분 우리는 그렇게 살지 않는가.
영화의 마지막, 그저 그런 삶을 산, 초로의 고전문학선생은 다시 한번 열차 앞에 선다. 그의 앞에는 여행 중 만난 한 여인이 서있다. 여인은 말한다.

"왜 당신은 머무르지 않나요?( Why don't you stay ?)"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타고 떠난 그였다. 이제 이 열차를 타면 떠났던 곳으로 돌아간다. 과연 그는 자신의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머무르든 떠나든 운명이 더 강하게 와 닿는다.

그렇기에 그가 어떠한 선택을 하든 그것은 필연일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오늘도 리스본행 야간열차가 당신 앞에 멈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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