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며(2)
2009. 5. 24. 07:55ㆍ글쓰기/글쓰기는 연애이다
서재로 오다 문 앞에 떨어진 신문을 보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호외(號外)이다.
두어 장을 넘기니 현 군통수권자의 고뇌하는 큼지막한 사진이 실려 있다.
아이러니의 극치다.
신문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망자(亡者)에 대한 예우는 더욱 더 아니다.
권필의 <종정도 이야기(從政圖說)>가 생각난다.
‘종정도(從政圖)’는 ‘승경도(陞卿圖)’라고도 한다.
지금은 아는 이 드물지만 전래되던 우리 민속놀이의 일종이다.
넓은 종이에 옛 벼슬의 이름을 품계와 종별에 따라 써 놓고 나무를 깎아 여섯 모 나게 말을 만들고 거기에 덕(德),훈(勳),문(文),무(武), 탐(貪),연(軟) 여섯 자를 새긴다. 이런 말을 세 개 더 만들어 이 말들을 굴려서 나온 끗수에 따라 벼슬이 오르고 내림을 겨루는 놀이이다.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천하였다가 귀하게도, 귀하였다가 천하게도 된다.
권필이 1569년 전라도 지방을 여행하다 우연히 사람들이 이 놀이를 하는 것을 보고 쓴 글이 <종정도 이야기>다.
그 글의 끝에 이러한 부분이 있다.
“아아! 내 생각건대 지금 벼슬을 한다는 사람들도, 이 종정도 놀음을 하는 부류와 무엇이 다르겠는가?(鳴呼, 余觀夫今之從政者, 其有不類乎?)”
2009년 오월 스무나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튿날.
휴휴헌에서 간호윤
아래는 어느 님이 올리신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자전거를 타시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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