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목(朽木)

2009. 3. 2. 10:39글쓰기/글쓰기는 연애이다

 

 

 

 

 

 

 

 

 

 

 

 

 

 

 

 

 

 

 

 

 

 

 

 

 

 

 

<청계산을 오르다 찍은 후목(朽木)>

 

  

세상을 살다보면 늘 욕심이 생깁니다. 이 욕심을 채우려다보니, 또 저 욕심이 생기지요. 그래 이 욕심, 저 욕심을 늘 끌어안고 살다보니, 자연 걱정,근심이란 놈이 이웃하자고 덤빕니다. ‘떡국이 농간’할 만큼은 어림 반 푼 없습니다만, 이 세상이 결코 녹록치 않다는 것쯤이야 진작 알았지요. 하여, 이게 세상사려니 두루뭉수리 넘어가려합니다만, 그게 또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세상살이입니다.

연중행사지만 산을 오르면 잠시나마 근심,걱정,욕심이란 세상사를 잊습니다. 어제 청계산을 오르다 본 썩은 나무입니다. 나무에게 어디 욕심이 있겠습니까마는, ‘저 나무도 한 때는 건강한 푸름을 벗 삼아 하늘과 거리 좀 좁혀보려는 기세로 치솟은 적이 있지 않았을까’하는 우문을 던져 봅니다.

이젠 그 건강한 잎도, 가지도, 모두 풍화작용으로 제 난 곳으로 돌려보내고, 썩은 제 몸 중등엔 자그마한 구멍까지 허허롭게 뚫어 놓았습니다.

얼마동안만이라도 내 마음 안에 저 후목(朽木)이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