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각부물(物各付物)
2008. 9. 7. 19:30ㆍ글쓰기/글쓰기는 연애이다
어제 후배들과 북한산 등반을 하였습니다.
뒤꿈치가 채일 정도 사람들이 많습니다만, 산을 오르는 모습은 저마다 다릅니다.
뒷짐을 지고 묵묵하니 산을 오르는 이, 연인의 손을 잡고 재잘대며 오르는 청춘남녀, 친구와 함께 오르는 이, 등산패인 듯 보이는 여인네와 남정네들은 왁자하니 떠들어대며 연방 웃음 짓습니다.
저렇게 다 다른 사연이 있고 모습이 다른 것이 우리네입니다.
검은 것은 까마귀요, 흰 것은 해오라기
신 것은 매실이요, 짠 것은 소금이라
물성이 다 각각 다르니 물각부물(物各付物)하여라
조선 후기의 문신 이정보(李鼎輔,1693~1766)의 시조입니다.
‘물각부물’은 “이른바 사물을 각자 사물에 맡겨 둔다고 하는 것은 어떤 사물이 나에게 다가올 때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여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고, 그 사물이 떠나면 또 그대로 가게 하면서 과거의 자취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니, 이렇게 하면 내가 능동적으로 사물을 부리게 되고 피동적으로 사물에 부림을 받지 않게 된다.〔所謂物各付物者 物來而應 不過其則 物往而化 不滯其迹 是則役物而不爲物所役〕”라는 뜻입니다.
2008. 9. 7.
간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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