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 도서관 시민작가 교실을 마치며 -봄이 가을이에게 책 한 권을 건네다.

2022. 10. 7. 09:59삶(각종 수업 자료)/나의 이야기

상동 도서관 24주 시민작가 교실을 마쳤다. 결과 소설 작품집으로 연결되었다. 열심히 들어주고 소설을 쓴 수강생분들과 좋은 만남이었다.

4월 5일, 한창 꽃봉오리 올라올 무렵 시작하여 9월 13일 가을에 종강하였다. 장장 매주 화요일 10시에서 12시까지 2시간씩, 24주를 만나며 소설 이론과 창작의 마당을 일궜다. ‘춘화추실(春華秋實)’이란 말이 있다. 봄 꽃과 가을 열매라는 뜻이다. 《안씨가훈(顔氏家訓)》 〈면학(勉學)〉에 보인다. 그 설명은 이렇다.

 

“무릇 학문이란,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 봄 꽃의 그 화려함을 즐기고 가을에는 그 열매를 거둔다. 문장을 강론하는 것은 봄 꽃이요, 몸을 닦고 행동에 이로움을 주는 것은 가을 열매이다.(夫學者, 猶種樹也. 春玩其華, 秋登其實, 講論文章, 春華也, 修身利行, 秋實也.)”

 

학문은 글쓰기를 통하여 제 몸을 닦아 행동에 이로움을 준다는 말이다. 학문[글쓰기]을 통해 외적인 아름다움을 닦고 내적인 충실을 실천한다고 읽어도 무방하다. 봄이 가을이에게 전한 책 한 권, 모쪼록 모두들 봄 글에서 가을의 열매를 넉넉히 거두기를 기대해 본다. 

아래는 수강을 하신 정아름 님의 <'소설가'가 되기 위한 6개월의 비행, 「상동도서관 시민작가교실」 소설집 출간>글입니다. 

https://blog.naver.com/bucheon-city/222892217646

'소설가'가 되기 위한 6개월의 비행, 「상동도서관 시민작가교실」 소설집 출간

부천핸썹 2022. 10. 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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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에는 '시민작가교실'이 있다?!

당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었나요?

당신은 '그 일'을 지금 하고 있나요?

지난 3월, 부천시립도서관 문화강좌 상동도서관 시민작가교실(나도 소설가)에서 부천 시민 25명을 모집했습니다. 4월 5일부터 9월 13일까지 6개월에 가까운 긴 시간동안, 기초 12시간, 심화 12시간의 24차시 소설수업이 이루어졌는데요.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12시까지 2시간 동안 소설에 대한 이론 수업을 듣고, 실제로 소설을 써 교수님께 첨삭을 받아 소설을 완성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저는 6개월동안 시민작가교실의 소설수업 덕분에 단편소설 3편을 완성할 수 있었는데요. 지금부터 반년동안의 소설수업 현장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어떤 소설 수업이었을까?

자, 먼저 강의하신 교수님 소개를 해야겠네요.

간호윤 교수님은 현재 인하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계시며 한국고소설비평연구』(2002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 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2012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 그림과 소설이 만났을때』(2014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 등 40여권의 책을 쓰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고전과 현대 글쓰기를 연결하면서, 고전문학이 세상 밖으로 나와 독자들과 마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신다고 해요.

지난 4월 5일, 꽉 찬 정원으로 소설수업은 시작되었습니다. 코로나시대로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되었고, 교수님의 책 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를 교재로 저자직강을 듣게 되었습니다. 저자직강이라니, 궁금하시죠?

시민작가교실은 24차시 모두 온라인수업이라 이동시간이 필요 없었고, 이렇게 꼭 듣고 싶은 수업을 집에서 여유있게 들을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또 수업자체가 수준이 높아서 놀랐습니다. 대학의 문예창작학과 수업을 한 학기 열심히 수강한 느낌이었어요.

무엇보다 생각하고 글을 쓰는 3개월의 시간과,

주제를 찾고 소설을 구성하여 퇴고하고 발표하는

3개월은 정말 알찼습니다.

 

 

진짜 내 마음대로 소설쓰기

수업을 하시는 교수님의 열정과 방대한 지식과, 소설을 보고 수정해주시는 혜안에 매 시간 감사했는데요. 게다가 함께 수업을 듣는 분들도 열의도 대단했습니다. 병원 대기실에서, 혹은 휴가를 가서도 이어폰으로 소설수업을 들으며 참여하시는 시민작가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쪽에 뜨거움이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수업의 꽃은 '소설 쓰기' 겠지요?

고심고심하며 쓴 작가분들의 소설을 직접 낭독하고 교수님께서는 맞춤법부터 플롯의 전개, 결말의 완성도까지 잡아주시며 시민작가분들은 숨 죽이고 소설을 감상했습니다. 이미 등단하셔도 될 만큼의 너무 좋아서 또 읽고 싶은 소설도 있었고, 신선한 소재에 탄복하며 읽은 소설도 있었습니다.

소설집 출간을 앞두고 상동도서관에서 마지막 교열교정 중인 시민작가교실

생각지도 못한 소설집 출간소식!

그리고, 9월 초 시민작가 9명의 14편 소설이 완성되었습니다. 새벽을 지새우며 수정에 수정을 거쳐 쓴 우리 모두의 소설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뿌듯한 무엇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수업이 다가올때쯤 교수님께서 갑자기 제안하신 소식에 저희는 어리둥절했습니다. 

- 우리 소설 쓴 것을 '책'으로 내죠.

- 넹???????

줌 화면 속의 사람들의 표정은 그야말로 '아리송'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아마추어 단편소설을 ISBN이 찍힌 판매용 책으로 출간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었겠지요. 그러나 교수님은 오랜 기간동안 수고해서 만든 소설을 책으로 내는 것이 맞다고 하시며 상동도서관과 함께 일을 추진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생각지도 못한 소설집이 책으로 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상동도서관의 주최로 경진출판에서 소설집이 출간하게 되었고, 제목은 시민작가 이O옥님의 소설 제목을 따서 『가설들』들로 정했습니다. 

오프라인 시민작가교실 첫 모임,

그리고 인터뷰

오프라인 시민작가교실 첫 모임,

그리고 인터뷰

10월 4일 화요일, 온라인 화면으로만 보던 시민작가교실의 분들과 직접 만나게 되었습니다. 책 출간을 앞두고 마지막 교열교정작업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직접 얼굴을 대면하게 된다니 소개팅 전날처럼 좀 설렜습니다. 그리고 상동도서관에서 11시, 첫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햇빛이 비춰주는"과 "햇빛이 비추는" 그리고 "햇빛이 비치는" 중에 어떤 표현이 더 어울릴지를 함께 고민합니다. 원고를 교정하면서 소설의 문장을 놓고 열띤 논의 중인 시민작가 분들의 모습, 역시나! 싶습니다. 

시민작가교실의 간호윤 교수님

소설집의 교정교열을 끝내고, 간호윤 교수님과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Q. 교수님, 6개월간 소설 수업을 진행 하시면서 어떠셨나요?

A. 여기 계신 분들께 감사한 일이죠. 강의를 듣는 분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이런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Q. 소설집을 어떻게 책으로 출간하게 되셨나요?

A. 소설 쓴 것을 카피본으로 할 수는 없었어요. 첫 작품이 있어야 다음 작품이 나올 수 있잖아요. 또, 24차시동안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읽고 쓴 것이기 때문에 꼭 소설작품집을 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Q. 소설수업에서 가장 전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나요?

A. 주제의식이 선명해야 해요. 아름다운 문장보다 의식있는 글, 곧 작가의식이 중요하죠. 나뭇잎도 소중하지만 나무의 뿌리가 튼튼해야 하는 것처럼요.

상동도서관에서는 '문학창작아카데미 글쓰기와 인문학 강좌'를 주력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담당자분께 앞으로도 이러한 심화과정의 수업이 또 이루어 지는지, 그리고 어떤 문학창작수업이 진행되는지 여쭤보았는데요. 내년에는 시와 소설을 아우르는 글쓰기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진행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교정교열을 하러 오신 시민작가 분들과도 소설수업 소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Q. 시민작가교실 소설수업을 들으면서 어떠셨는지,

직접 소설을 쓴 소감은 어떠신지요?

A. 이O옥 작가님

소설을 쓰며 '자기 성장'을 이룬 느낌이예요. 정체되어 있었던, 정서적인 면이 술술 풀렸다고나 할까요. 소설쓰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즐거웠던 이유인 것 같네요.

A. 진O 작가님

소재와 경험을 가져와 소설로 쓴다는 게 부끄럽기도 하고 어려웠어요. 소설수업을 통해 현실을 다른 시각을 보고, 또 과장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A. 김O주 작가님

글을 쓴다는 것은 어렵지만, 그 속의 고뇌와 가치를 담아 완성하는 재미에 희열을 느꼈습니다. 누군가와 웃음과 감동을 나눌 수 있는 글이 되면 좋겠습니다.

A. 류O형 작가님

어설픈 습작들을 독자에게 내미는 손이 떨립니다. 무엇보다 소설집이 책으로 나오게 되어 너무 기쁘네요.

A. 이O민 작가님

앞으로는 책 한 장도 허투루 읽지 못할 것 같아요. 글을 쓴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몰랐거든요. 나침반이 되어주신 교수님께 감사합니다. 6개월동안 소설수업 행복했습니다.

A. 김O순 작가님

소설적 구성과 장치가 부족하지만, 어설픈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열정으로 지도해주신 교수님 덕분에 소설을 마무리할 수 있었네요.

좌: 정O름 작가의 단편소설 '1평' 우: 교정교열중인 류O형 작가

소설쓰기라는 허황된 꿈은 이루어지고, 출간작가가 된 기분은 사뭇 새롭습니다. 누구나 마음 속에 한 가지 쯤은 있었던 '꿈'을 떠올려보세요. 무언가 몽글몽글 생각나시나요? 

부천시립도서관에서는 여러 문화프로그램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잘 살펴보시고 관심있는 수업들을 들어보세요. 

도서관 수업들을 통해 혹시 미루어 온 꿈을 이룰수 있지 않을까요? 소설을 쓰며 책을 출간하게 된 시민작가교실 수업처럼요. 어쩌면, 오늘의 작은 도전이 우리의 내일을 더 빛나게 할 지도 모르니까요. 

행복한 가을, 여러분을 위해 부천시가 응원할께요. 

*상동도서관 시민작가교실의 소설집 『가설들』은 10월 30일 출판됩니다.

부천시립상동도서관

경기도 부천시 상이로 12

<10월 중 상동도서관 프로그램>

[출처] '소설가'가 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