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에 힘이 없을 때, 진실은 절대 진실이 될 수 없다’

2021. 8. 18. 14:13글쓰기/글쓰기는 연애이다

‘진실에 힘이 없을 때, 진실은 절대 진실이 될 수 없다’

 휴헌  5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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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오스트리아와 독일이 전쟁을 빨리 일으키기 위해 일부러 이 암살을 계획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에서 영화는 만들어졌다.

 

영화는 우리가 잘 아는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게 된 그날, 1914년 6월 28일 사라예보 사건을 다루었다. 영화는 시종 사건을 맡은 담당 검사 페퍼의 동선을 따라간다. 실제 황태자 부부의 안전을 맡은 경찰이 36명 밖에 안된다는 점, 같은 날 두 번의 암살이 실패했는데도 세 번째를 막지 못한 점, 피고인 25명 전원이 세르비아와 관계없다고 진술한 점 등, 여러 사실적 정황이 진실이 못된 진실을 증명하고 있다.

 

요점은 셋이다.

첫째, ‘진실에 힘이 없을 때, 진실은 절대 진실이 될 수 없다’는 힘의 논리이다. 페퍼의 사건 종결지는 질문지와 같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이 세르비아를 공격하기 위해 설정한 의도에 따라 황태자 부부를 암살하였다는 결론이다. 즉 권력자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사건이 벌어졌고 결국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둘째, ‘늘 권력자들에게 철저히 이용당하는 피지배층의 삶’이다. 세계대전을 발발케한 사건 관계자들은 처형되거나 철저하게 고립되었다. 그러고는 자신들이 한 일의 결과도 모르는 채 이슬같이 사라졌다.

셋째, 이 셋째가 흥미롭다. ‘핍박을 받으나 진리를 추구하는 유태인’이다. 페퍼를 유태인으로 설정하였다는 점에 영화의 동선이 흔들린다. 교묘하면서도 흥미롭다. 페퍼의 상관이나 사건의 이해관계자들조차 유태인이라 폄하하지만, 그는 냉정을 유지하며 흔들림 없이 진실을 좇는다. 유태인이 등장하거나 유태인이 만든 영화 속 진실을 살펴보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실'이 정녕 '진실'인지를.

 

 

단 두발의 총성에서 시작된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은 5년 동안 전사자만 약 1700만 명, 부상자 약 2200만, 전쟁 참가국과 동원 인원은 40여 개국, 약 15억 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