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혼인식에 읽은 글

2018. 10. 23. 12:11삶(각종 수업 자료)/나의 이야기

*아이들의 혼인식날 원근을 가리지 않고 참석해 주신 분들, 그리고 마음모두 고맙습니다. 주례 없는 혼인이기에 제가 가족을 대표하여 '주례사를 가름하는 글'을 읽었습니다.


대철아! 경화야!
너희들이 한 가정을 꾸린다고 했을 때, 우리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단다. 하나는 우리가 벌써 그러할 나이가 되었나?’하는 의문이 들어서고 하나는 너희들이 대견하면서도 걱정이 앞서서였다. 한 가정을 꾸린다는 것은 이 만만찮은 세상을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살아가겠다는 다짐이기에 그렇다. 하지만 어른으로서 가장이 된다는 의미를 너희들 역시 모르지 않겠지.
    
경화야! 대철아!
두 사람이 한 가정을 꾸린다는 것은, 지금처럼 서로가 한 팔을 상대에게 내주어야한다. 이 말은 한 사람이 두발로 걷는 것이 아니라 한 팔을 내주었기에 두 사람이 세 발로 걸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단다. 부부는 그렇게 한 팔을 내주고 세 발로 걷기에 한 방향을 보아야한다. 그래, 그렇게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걷는 게 부부의 인생이란다.
    
대철아! 경화야!
살다보면 서로서로 모자라는 부분을 발견한단다. 그럴 때면 고치려하지 말고 그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주면 좋겠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점을 인정해야해서란다. 그렇게 살다보면 때론 고통도, 때론 행복도, 오고 가고, 가고 오며, 굽이굽이 인생길을 함께 걷는 거란다.
    
대철아! 경화야!
엄마 아빠가 살아보니 인생을 살아가는 마법의 열쇠는 어디에도 없더라. 너희 부부의 인생 열쇠는 너희들이 만들어야한다. 인생이란 자물쇠를 여는 키를 그 누구도 만들어 줄 수 없기에 말이란다.
    
하객 여러분들께 올립니다.
높고 푸른 쪽빛 하늘, 들에는 보기 좋게 익어가는 곡식, 산과 들을 수놓은 단풍의 계절입니다. 이 아름다운 호사를 마다하시고 저희 아이들의 혼례를 축하하기 위해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값진 은혜는 저희 가족이 두고두고 갚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새 삶을 찾아 첫 발길을 내딛는 저희 아들과 딸 부부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하객여러분들의 박수로 청해봅니다.
고맙습니다.
하객여러분들께서 가시는 걸음걸음마다 행복이 함께하시기를 빌어봅니다.
    
20181021일 혼주를 대표하여 제가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