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2018. 4. 5. 08:43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

논자들은 “모름지기 옛것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세상에는 흉내 내고 모방하는 것을 일삼으면서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었다. … 그러면 새것을 만들어야 할까? 세상에는 허탄하고 괴벽한 소리를 늘어놓으면서 두려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게 되었다. … 아아! 옛 것을 본받는다는 자는 자취에 얽매이는 것이 병통이 되고 새것을 창조한다는 자는 법도에 맞지 않음이 근심이 된다(論者曰 必法古 世遂有儗摹倣像而不之耻者…然則刱新可乎 世遂有恠誕淫僻而不知懼者…噫 法古者 病泥跡 刱新者 患不經 苟能法古而知變).

 
<초정집서>에 보이는 연암의 말이다. “연암은 글을 어떻게 지을까?라며 위와 같이 말한다.
연암의 주장은 결국 법고도 창신도 모두 마땅치 않음이다. 발바투 이어지는 만약에 능히 옛것을 배우더라도 변통성이 있고, 새것을 만들어 내더라도 근거가 있다면, 지금의 글이 고대의 글과 마찬가지이다(苟能法古而之變 創新而能典 今之文猶古之文也).”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를 줄여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 하는데, 연암이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바로 여기이다.
연암은 문장 작법 원리로서 변통성근거를 중시하였다. ()를 절대 개념이 아닌 상대성에 의거한 고()와 금()’으로 보고 있다. 연암 선생은 를 잘 끌어 오되, ‘을 잊지 말라는 당부요, ‘을 잘 쓰되 를 잊지 말라한다. 즉 법고와 창신의 사이, 그 사이를 꿰뚫을 때 바람직한 글쓰기는 거기에서 나온다.
오늘날 이러쿵저러쿵하는 글쓰기 책들이 가소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