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기행

2015. 7. 20. 10:39삶(각종 수업 자료)/나의 이야기

살며시 비가 오시는 날, 부천복사골문학회 분들과 권정생문학관을 찾았다. 모두들 초록이 지쳐 단풍든 몸이요, 이마에는 서너개의 삶의 고락이 그어진 분들이다. 그래도 이날만은 젊은 문학청년이요, 소녀들이다.
재잘재잘, 주절주절, 말자락에 빗줄기를 따라 부천을 떠난 버스는  안동시 일직면 망호리 소재 권정생문학관(원명:동화나라)에 도착했다. 


넓다! 넓어! 권정생 선생의 삶은 옹색하였지만 기념터는 넓고도 널따랗다. '동화나라'라는 명칭도 썩 어울리지는 않는다는 느낌이다.


저이의 삶은 저렇게 옹색하였거늘, 고얀이 저이의 삶으로 남은 자들의 욕심을 치대꺼리하는 것은 아닌지하는 생각이든다.(관장실이란 팻말이 붙은 곳을 들여다보니 큼직한 책상 위에 관장이란 명패가 덩그러니 놓여있다.) 
 

권정생 선생의 친필이다. <강아지똥>이 보인다. 글씨는 그이의 체구만큼이나 작고 정갈했다.


저이의 눈매와 유언장이 눈길을 끈다. 누구나 유언장을 쓸 터.


"좀 낭만적으로 죽었으면 좋겠다."
"천사처럼 죽는 것은 글렀다고 본다."
"22살이나 23살 쯤 되는 아가씨와 연애를 하고싶다."

이런 유언장은 처음 본다. 진솔한 유언장이다.  그이의 가감없는 글쓰기는 이런 곳에서까지 보인다.


하회별신굿을 본다.
 

춤동작들이 부드럽다. 춤의 맛이 몸에서 간간이 배어나온다. 
이야기는 양반들에 대한 희화---


남녀 간의 욕정,----
그러나 빈약한 스토리와 언어유희,


그리고 어느 유희의 장에나 보이는 물질과 환전.



 
끝마당. 관객과 어우러짐을 뒤로하고 하회마을로 걸음을 옮긴다.


10여년 전 왔을 때와는 완연 다르다. 안내인에, 이곳저곳에 들어선 상점하며, ----서애 유성룡 선생의 동리도 물질화는 피해갈 수 없나보다.  
돌아오는 길, 하루를 보낸 하늘엔 붉은 저녁 노을 여남은이 채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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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난 어떤 유언장을 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