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사시정(蓋棺事始定)

2014. 3. 2. 21:06삶(각종 수업 자료)/나의 이야기

 

개관사시정(蓋棺事始定)

 

요즘 옛 제자들과 만남이 있어 당시의 교무수첩을 뒤적거리다 우연히 발견한 글이다. 198876일자에

어쭙잖은 글씨로

 蓋棺事始定이라 적어 놓았다.

이 말은 사람의 일이란 관 뚜껑을 덮기 전에는 모른다는 말이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는, 죽은 뒤가 아니면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없다는 말로 실의에 찬 두보가 역시 실의에 찬 나날을 보내던 친구의 아들 소계(蘇徯)에게 편지 대신 준 시에 보이는 글귀이다.

 

당시 새내기 초임 교사였던 나는 무슨 생각으로 저 글귀를 교무수첩에 적어 놓았을까?

그로부터 25년 뒤인 오늘, 저 글귀가 참 생뚱맞다는 생각이다. 물론 당시 어떠한 심정으로 저 글귀를 적어 놓았는지도 모른다.

 

다만, ‘저 시절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저 글귀를 들이댄다면 난 어떻게 답할까?’를 생각해본다.

어떻게 답할까?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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