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시작하며

2014. 1. 1. 15:27삶(각종 수업 자료)/나의 이야기

 

 
 
 
2014년 1월 1일. 새해 첫날입니다. 사실 2014년이니 1월 1일은 서양의 힘있는 자가 만들어 놓은 숫자에 불과하지요. 그렇지만 저 숫자에 전 세계인이 매여 있으니 나라고 아니 따를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아침, 어제인 지나간 해와 오늘인 올 해가 새삼스럽습니다.
이미 작년이 되어버린 2013년 나에겐 적지 않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적지 않은 일을 곰곰 생각해 봅니다. 모두 누군가였습니다. 누군가와 만남을 통해서 작고 큰 일이 만들어졌습니다. 어느 날.

어느 날. 내가 금주를 결단하게 된 것도 누군가와 만남을 통해서였습니다. 나에게 금주란, 누군가 만남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보면 올 한 해도 동일한 귀결일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만나고 누군가와 헤어지며 나에게 적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어느 날.

그러고보니 슬며시 누군가를 만나는 나를 돌아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나를 만나는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존재인가? 아니면 잠시 몸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결에 지나지 않나?

누군가에겐 의미있는 존재이지만 누군가에겐 지나가는 바람결일 수도 있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존재와 바람결은 모두 내가 만드는 것입니다. 내가 누군가를 존재로 혹은 바람결로 대하느냐에 따라 누군가도 나를 존재 혹은 바람결로 대할 것입니다.

연암 선생은 그 누군가를 대하는 나를 '향원'과 '사이비'란 말로 다잡었습니다. 향원이 사이비이니, 사이비로 누군가의 누군가는 되지 말자는 뚯입니다. 연암 선생 따라잡기야 언감생시일망정, 저 두 낱말에게 경의를 표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어느 날'입니다. 누군가의 만남은 어느 날 이루어집니다. 어느 날은 어제, 오늘, 내일 중, 오늘입니다. 물리적으로 우리는 오늘, 바로 이 시간 밖에 살지 못해서입니다. 누군가와 만남은 오늘, 바로 이 시간에 이루어집니다.

올 한 해도 나에게 적지 않은 일이 누군가에 의해 일어날 것입니다. 그 누군가는 이미 알고 있는 이일 수도 전혀 모르는 이일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존재도 바람결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나로부터 시작합니다. 오늘.

2014년 1월 1일. 누군가와 향원, 그리고 오늘을 생각해 보는 아침입니다. 모두들 카르페디엠!

 
2013년 12월 어느 날
 
 
2013년 10월 6일 부천 마라톤 하프 코스 도전
 
2013년 10월 27일 춘천 마라톤 플코스 도전
 
 
2013년 8월 5일~8월 10일 인하국토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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