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 갔다가
2013. 12. 19. 17:39ㆍ삶(각종 수업 자료)/나의 이야기
오랜만에 목욕탕엘 갔다.
거울에 비친 내 몸을 본다. 53년을 살아 온 몸이다. 178cm의 키에 78kg의 몸무게, 요즈음 3kg쯤 빠져서인지 허리에 손오공 머리의 쫄테처럼 둘러 있던 배둘레햄도 많이 빠져 보인다. 내 얼굴이야 그렇고, 적당한 가슴에 다리도 그리 부실해 보이지는 않는다.
발과 손이 눈에 들어온다. 몸과는 달리 손과 발은 영 신통치 못하다. 내 발과 손은 남들보다 크고 긴 편이다. 발톱도 가지런하지 못하고 손은 어느새 잔주름이 가득하다. 가만 생각해보니 이 녀석들이 내 몸에서 가장 수고로운 놈들이어서 그러한 것 같다. 내가 마라톤을 할 수 있게 한 것도 이 발이고 내 책을 만들어 준 것도 이 손이다.
새삼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보니 인사 한번 못 했다.
"손아! 발아! 참 고맙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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