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단상

2011. 12. 23. 15:53글쓰기/글쓰기는 연애이다

2011학년도 2학기를 마친다.

성적을 입력하고 이의신청을 받는다. 점수를 놓고 실랑이를 하자니 내가 선생인지 학점 장수인지 모르겠다.

한 학생의 메일이 또 온다. 뜻 밖에 아래와 같은 글이다.

한 학기의 피로가 말끔히 풀린다. 내가 고맙다.

그래, 때로는 선생도 할만한 것 같다.

2011. 12. 23.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이번 학기 금요일 1,2교시 수업 '글쓰기와 토론'을 수강한 아태물류학부 07학번 송근석입니다.

제가 이렇게 메일을 보내는 이유는 감사하고 싶어서 입니다.

'글쓰기와 토론' 이라는 수업, 교양 필수라서 어쩔 수 없이 듣는 수업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다른 학우들의 이 수업을 보면 중간, 기말고사를 위한 글쓰기 '기술'을 배우는데 급급한 수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의 얕은 생각이 교수님의 생각과 방향이 같아서 배운점이 많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교수님의 수업을 통해 글쓰기가 아닌 '인생'을 배우고 갑니다.

저는 학문에 뜻이 강해서라면 거짓말이겠지만 대학원을 진학할 생각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삶을 살아갈진 모르겠지만, 교수님이 첫수업에 하신 참 (진)자 하나 마음에 새기고

열심히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아태물류라는 전공속에 있다는 것과, 1,2학년때 후회의 나날들을 보내느라 재수강 할 것이 많아서 다시 교수님의 수업을

들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꼭 다시 뵙고 싶습니다.

공부를 하려면 이 악물고 미친듯이 해야한다는 말씀. 저에게 그런 말씀을 해주신 교수님은 교수님이 처음이였습니다.

교수님은 저에게 '선생님'으로 다가옵니다.

직접 찾아뵙서야 함에도 이렇게 메일로 인사드리는 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꼭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번학기 학점이 4.42가 나왔습니다.

입대전 직전학기의 두배에 달하는 성적입니다. 이 영광을 교수님께 돌리고 싶었습니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제 가슴에 깊이 새기겠습니다.

날씨가 춥습니다. 몸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