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고소설> 잠자자님의 블로그 글입니다

2010. 10. 24. 15:08간호윤의 책들/아름다운 우리 고소설(2010년)

숨어있는 진주 우리 고소설 | 나를 만드는 책들 2010-10-17 16:52
테마링
http://blog.yes24.com/document/2682989 복사 트위터 보내기
2010 꼭 읽어야 할 화제의 도서 리뷰 대회 참여
간호윤 저 | 김영사 | 2010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OO는 사형당한 뒤, 원님의 명에 따라 송장으로 젓갈을 담근 뒤 그것을 그 어미에게 보낸다. OO 어미는 처음엔 선물인 줄 알았다가 사실을 알고는 기절하여 지옥에 떨어진다. -Page 631


OO에 들어가 우리 고소설의 주인공 이름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소설의 결말 부분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깜짝 놀랐다. 우리 아이들도 읽었을 것이고 나도 읽었었는데 고 소설의 원본에 나오는 결말 부분은 우리가 알고 있었던 부분과 좀 차이가 있어서 말이다. 좀 잔인한 것 같으면서도 처절한 결말은 어쩌면 우리 선조들이 만들어낸 이야기의 흐름을 말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만만치 않은 분량을 읽으면서 참 재미있다. 라고 생각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오래전 이었는데 실로 짜릿한 지식의 보고를 전달하여준 책이다. 단순하게 고소설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그 이야기의 구성 또한 국문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어도 잘 따라 갈 수 있을 것 같다. 한 가지 더 큰 매력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모르던 것 그리고 알았던 것 중에 잘 모르고 시험을 보기위해 달달 외웠던 기록에 대한 새로운 고찰을 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더해진다. 그럼 저자는 우리에게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여 주고 있을까?

  

책의 구성은 다섯 마당으로 구성하여 진다. 첫 마당은 고소설론이라 하여 우리가 고소설을 어떻게 구분하고 어떻게 생성되었으며, 정치권에서 바라본 고소설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도입배경과 주변 국가의 고소설에 대한 조사 조선시대 고소설의 위치 등을 짚어 보면서 고소설의 생성과 지식인의 비판 그리고 각 시대별 군주가 보인 고소설에 대한 태도 등을 알아본다.  두 마당에서는 고 소설에 기록으로 남아있는 작가들 중에 저자가 가려 뽑은 네 사람의 이야기를 한다. 아쉽게도 모두 양반이고 아니 김소행은 서출이라고 했던 것 같다. 지식인에 대한 기록만이 남아있어 민간에 있을 많은 작자를 찾아내지 못한 것이 좀 아쉽거나, 혹은 원작자는 아니지만 글을 쓴 사람이 원작으로 혹은 구전을 기록으로 남긴 사람이 원작으로 오해 할 소지도 있다는 말을 남긴다. 세 마당에 들어가면 많은 우리 고소설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이야기와 모르고 있었던 소설들 그리고 알고 있었던 것 중에 정확히 모르고 있었던 것, 그리고 그 소설들이 의미하는 바를 저자의 눈으로 설명하여 준다.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고 많은 소설의 해설과 배경을 듣는 듯한 느낌과 우리 소설이 보여주는 선조들이 바라는 이상향과 꿈을 조금씩 엿볼 수 있는 공간이라 할 것 같다. 네 마당으로 가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한 질문이다. 정확하게 알고 있는 가에 대한 질문, 즉 최초의 한글 소설에 대한 고찰, 고 소설 중에 최고의 추남 추녀 찾기, 흥부전을 한문으로 써보기, 흥부 아버지 어머니의 이름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악인으로 나오는 우리 고소설의 주인공들의 결말은 어떤지 등을 작가와 함께 찾아보는 시간이다. 즐겁기도 하고 우리가 잘못 인식하고 있는 부분을 잘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마지막장은 아니 마당은 우리 고소설이 우리 삶에 미친 영향과 문화적 관점을 돌아보게 만든다. 소설이 너무 유명하기에 만들어진 속담.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그림 그리고 노래와 시조 등에 영향을 준 우리 고소설을 접하면서 책이 마무리 되어진다. 이해하기 쉽게 잘 정리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고소설에 별다른 지식이 없는 내게 술술 잘 이해 할 수 있도록 정리 되어 있으니 말이다.


소설에 대한 정의를 책의 문장을 인용해 이야기 해보면 ‘ 소설이란 민간에 떠돌고 있는 신이한 이야기를 취하여 허구적 구성으로 인정물태를 총체적으로 드러낸 욕망의 서사체이다.’(26쪽) 소설은 한 사람의 상상이 아니라 그 시대에 떠돌던 이야기의 집합이란 이야기 이다. 우리의 고소설역시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한자로 기록을 남기던 시절 일반 백성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소설 즉 한글 소설이 만들어지고 그도 저도 아닌 문맹을 위해서는 글을 읽어 주고 돈을 받는 전기수까지 등장하였다니 우리 선조들은 참 이야기를 좋아하고 즐겨 하였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일반 백성에게 이렇게 인기 있었던 소설도 조선시대 학자들에게는 그렇게 좋은 대접을 받았던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책만 보는 바보라는 아호를 가진 간서치 이덕무는 읽은 책이 수만 권이요 배낀 책이 수백 권 임에도 불구하고 소설에 독설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소설의 배척은 일반 유교를 숭상하던 선비들과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작가는 거짓과 공론을 꾸민다는 점에서 평자는 이를 조장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독자는 시간을 허비하고 경전을 등한시한다는 점에서(185쪽) 배척을 하였다고 한다.  이덕무의 소설에 대한 독설 이외에도 조선시대에는 당파와 명분 그리고 천주교와 서양문물에 해한 배척으로 소설을 금지하고 금서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인기는 줄어들지 않았는데, 그 모티프를 살펴보면 아마도 우리가 소설을 읽고 있는 이유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것에 대한 강렬한 희원이 빚은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중세 사회에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꿈들이기에 초자연적이고 비현실적인 모티프를 동원하여 마술적 상상력을 펼친 것으로 이해된다. (660쪽)


백성들은 지배계급의 억압과 금서를 통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전기수를 통해서나 책을 임의로 배껴서라도 책을 돌려 읽었다. 자신들이 가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강한 열망을 품은 대리 만족을 느끼고 싶었던 것일까? 힘없이 무너진 일본의 침략에 임금이 도망가고 관리들은 그 속에서도 수탈을 일삼고 가족이 흩어지고 왜구의 잔인함 속에서 만들어진 소설 임진록은 그런 열망을 가득히 담은 소설이라 하겠다. 이 소설에서 사명대사가 일본에 건너가 쇠로 만들어진 방에서 고드름을 매달고 있었다는 이야기 우리 선조들이 바라던 현실의 세계에서 이루어지지 못하지만 마술의 힘을 빌어서라도 그렇게 강성한 나라를 원하였던 것이 표출 되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하여 본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금오신화, 시험을 보기 위해 그렇게 도 외웠던 김시습의 금오신화 역시 금서이었고 김시습은 이야기를 만들자마자 석실에 숨겨두었다고 한다. 왜? 아마도 임금이 오해하고 역모로 몰아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 같다. 그의 이야기 속에 나오는 ‘정직하고 사심 없는 사람이 아니면 이 땅의 임금 노릇을 할 수 없습니다.’(284쪽) 등의 이야기는 자신이 임금 앞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고소설은 이런 많은 백성들의 탈출구와 같은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지금도 우리는 많은 책을 읽고 그 감상을 만들고 그 감상 속에서 작가와 시대상을 그려 보곤 한다. 우리 많은 소설 중에서 우리가 알고 있었던 이야기는 얼마가 되었는지 시험 보기 위해 우리 고전을 외우고 했던 것 이외의 이야기는 너무 아는 것이 없었던 것을 느낀다. 다행히 접하게 된 이 책이 주는 의미는 우리 선조들의 삶과 삶의 방식에 연관 되어 있다. 그렇게 우리의 문화가 되었고, 우리의 이상향이 되었을 것이며 나나 내 후손들에게 도 전달 될 것이다. 지금처럼 우리 고소설이 홀대 받지 않는 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