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고소설>에 대한 눈초님의 불로그 글입니다

2010. 10. 30. 18:57간호윤의 책들/아름다운 우리 고소설(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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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1 아름다운 우리 고소설(간호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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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들은 책을 안 읽는다는 지적을 많이 받습니다. 물론 최근 들어 전철이나 버스 안에서 책을 읽는 승객을 만나는 일이 그리 어렵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현상은 아닌 듯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들은 과거에서부터 책을 멀리한 민족일까요? 아마도 어렸을 적에 어른들께 옛날이야기를 들려 달라 졸랐던 기억을 가진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먹고 사는 일이 바쁘다보니 읽을거리를 구할 여유가 없었으니 들어서라도 이야기에 대한 갈증을 풀어야 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 선조들이 금속활자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발명한 것은 단순히 학자들의 연구성과를 서적으로 만들어 보관하려는데 있었을까요? 활자는 서적을 대량 생산해서 널리 유통시키기 위하여 발명되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책을 읽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다양한 종류의 책이 사람들 사이에 읽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간호윤교수님의 <아름다운 우리 고소설>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받은 느낌은, “두껍다! 우리 고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800쪽이 넘게 풀어낼 꺼리가 있었던가?”였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고소설이라고 해서 떠오르는 제목들은 홍길동전, 호질, 금오신화 등등 교과서에서나 얻어들은 몇 편에 불과할 뿐이었습니다. 이종을 포함하면 4,000여편이 넘어가고 이종을 제외하더라도 모두 860여편의 고소설이 현존하고 있다는 간호윤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옛날 사람들의 소설에 대한 관심이 어땠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듯 방대한 종류의 고소설이 여염에서, 저자에서, 심지어는 구궁궁궐에서까지 광범위하게 읽혀진 이유는, “첫째는 사람 사는 세상일을 그려 냈기에, 둘째는 살자면 자연히 부닥뜨리는 슬픔과 즐거움, 얻고 잃는 것에 대한 경계가 있기에, 셋째는 현명하고 어리석으며 착하고 악한 사람을 명확히 가려내서다.”라고 저자는 서유영을 인용하여 정리하고 있습니다.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1Q84에서 “ 소설을 써요?” 는 후카에리의 질문에 대하여 “소설을 쓸 때, 나는 언어를 사용하여 내 주위의 풍경을 내게 보다 자연스러운 것으로 치환해나가, 즉 재구성을 해. 그렇게 하는 것으로 나라는 인간이 이 세계에 틀림없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1권 104쪽).”라는 덴코의 답변을 통하여 소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작품의 구성을 위한 장치일 수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소설가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다.”라는 안톤 체홉의 말을 인용하기도 합니다(1권 559쪽).

 

"소설이란 ‘작은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지껄이는 이른바 큰 깨달음과는 거리가 먼 작은 이야기’ 정도로 볼 수 있다.“(20쪽)는 저자의 생각처럼 소설의 비중을 작게 잡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자가 ”곡절을 만들어서 인정물태를 극진하게 표현(千曲萬折 以極乎 人情物態)“했다는 유만주의 소설비평을 인용하면서 ”소설이 허구적 창작물이라는 기본 인식과 함께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이며, ”소설의 대상이라는 측면에서 ‘일상생활의 묘사’나 ‘현실 반영의 산물로서 소설을 짐작케 한다.“고 정리하고 이는 점을 보면 독자들이 소설을 읽으면서 공감하는 이유를 분명 알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보니 어렸을 적 동화책을 읽기 시작해서 청소년기에는 자연스럽게 소설로 옮겨 가서, 탐닉하다보니 신춘문예당선작을 목빼고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부턴가 한 해 동안 읽은 소설이 손에 꼽아볼 수도 없던 해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변했나 생각해봅니다.

 

앞서 소설이 무엇이고 소설가가 왜 소설을 쓰는지 간단하게 소개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소설은 시대상을 반영하거나 그 시대의 독자들이 독서취향을 반영하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세월 따라 변하는 소설계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게 되면서 소설을 멀리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를 들면 요즈음 주독자층인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판타지소설은 스토리에 쉽게 올라탈 수 없어 빠져들기 어렵다는 등의 변명이 되겠습니다.

 

다시 <아름다운 우리 고소설>로 돌아가면, 우리의 고소설 뿐 아니라 이와 관련된 엄청난 사료를 챙겨 분석한 결과를 방대한 연구서로 묶어 낸 간호윤교수의 집념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먼저 한 마당 < 고소설론>에서는 고소설의 정의하고 고소설이 탄생한 배경과 사회에 미친 영향을 정리하고, 두 마당 <작가론>에서는 고소설 4대 작가로 일컬어지는 김시습, 김만중, 박지원, 김소행 등의 행적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마당을 요약한 글에서 “시대에 억눌려 온 저들의 존재 증명은 바로 소설을 창작하는 일이었다.”라고 적은 간호윤교수의 말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생각과 같다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사실 소설만이겠습니까? 글을 쓰는 일은 무언 간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남기려는 본능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세마당 <작품론>에서는 고소설사의 흐름을 요약하고, 특별한 의미를 가진 고소설을 독자의 흥미를 돋울 수 있게 해설하고 있어 비교적 쉽게 읽혀지는 부분입니다. 네 마당 <배경론> 고소설의 다양한 배경을 살펴 당대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으며, 고소설과 관련된 쟁점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다섯 마당 <문화론>에서는 고소설의 영향을 받은 다른 예술문화부문, 예를 들면, 속담, 그림, 소설, 시조, 한시, 노래, 놀이, 설화, 창가, 가사, 굿․탈춤 등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도 소설이 영화 혹은 연극으로 재탄생하는 사례들이 적지 않은 것처럼 고소설 역시 다른 예술분야에 많은 영향을 끼쳐온 것이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정리하면, 우리가 알지 못하던 소중한 문화유산인 고소설을 총괄하여 정리한 간호윤교수의 땀의 결과인 <아름다운 고소설>은 우리 고소설의 아름다운 모습을 새삼 일깨워내고 있습니다. 논점을 하나로 묶어내다 보니 방대해진 분량이 읽는 사람에게 부담이 된다는 점을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특히 고소설을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는 옛체 그대로 인용한 부분은 읽어 내리기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빛나는 문화유산인 고소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귀중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우리 고소설


간호윤 지음

840쪽

2010년 8월 23일

김영사 펴냄


목차


독소문답

한 마당 고소설론

1. 고소설이란 무엇인가?

2. 고소설사 4대 사건

3. 중세 사회와 소설의 접변


두 마당 작가론

1. 고소설 4대 작가


세 마당 작품론

1. 고소설사의 흐름

2. 별쭝난 고소설

3. 이본으로 본 국문 소설 베스트 10

4. 이본으로 본 국문 소설 베스트 10

5. 판소리계 소설


네 마당 배경론

1. 〈흥부전(興夫傳)〉인가 〈흥부전(興富傳)〉인가?

2. 최초의 국문 소설은 〈설공찬전〉인가 〈홍길동전〉인가?

3. 고소설 속 최고의 추녀와 추남은?

4. 고소설 속 불한당들은?

5. 고소설에서 악인과 선인의 결말은?

6. 고소설 속 신분 계층과 직업은?

7. 고소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꿈은?

8. 고소설에 나오는 신약이나 신령스러운 기물들은?

9. 고소설에 쓰이는 모티프는?

10. 고소설에 나오는 전법이나 도술은?

11. 〈홍길동전〉은 정말 허균이 지었나?


다섯 마당 문화론

1. 속담이 된 고소설

2. 그림이 된 고소설

3. 소설이 된 고소설

4. 시조가 된 고소설

5. 한시가 된 고소설

6. 노래가 된 고소설

7. 놀이가 된 고소설

8. 설화가 된 고소설

9. 창가가 된 고소설

10. 가사가 된 고소설

11. 굿·탈춤이 된 고소설


맺음말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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