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며(7)

2009. 5. 29. 06:43글쓰기/글쓰기는 연애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며(7)


아파트 창밖의 하늘이 높다.

아기 양만한 구름이 앞 동 아파트 위에 머문다.

단 한 줌의 바람도 없다.

반기는 어제 아침 그대로이다.


이렇게 글을 쓸 줄은 몰랐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첫날은 충격에서 몇 줄 적었을 뿐이었다.

나는 노사모가 아니다. 아니, 정치인에게 애정을 한 자락이라도 편 적이 거의 없다.

지금도 나는 철새도래지인 여의도를 ‘조류들의 섬’ 정도로 여긴다.

철이 들고부터 지금까지 이 생각에는 변함없다. 한나라당이야, 민정당과 3당 합당 등 태생적 한계를 지닌 당이니 말할 것 없다지만, 민주당의 행태는 괘씸하기 짝이 없다. 여차저차한 전말이 있지만서도 제 당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섰고, 당선된 자에 대한 기본 예의조차 없다. 한 때는 그들을 이끌었던 전 대통령이, 정치의 시녀인 검찰에게 그 수모를 당하는데도 저들은 ‘어느 집 애가 우나’했다. 그런데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상주를 자임하고 나서는 것을 보니, 제 피붙이였다는 것을 알긴 아는 것 같다. 딱한 당이다. 정치에 대한 애정이 있을 턱이 없다.


어제도 어느 학생이 물었다.

“양심에 따라 행동하라” 답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두고, 자칭 보수라는 이들의 독설이 쏟아져 나온다.

빈소를 찾은 수 백만의 국민과 전직 대통령의 주검에 던지는 독설이 정녕 ‘독설’ 답다.

저토록 노무현 전 대통령을 미워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저 이는 ‘노무현’이란 자연인만큼 정직하고, 순수하고, 국민을 위해 바른 삶을 살아 보았는지 묻고 싶다.

극좌에서 보면 모두 극우요, 극우에서 보면 모두 극좌임을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모르는 척하는 걸까?

 ‘북핵’의 위험을 모른다는 말도 나왔다. 그 말의 의미가 ‘이 바보들아, 노무현 죽음이 문제가 아니라, 북핵이야.’임을 모를 자 없다.

그렇지 않다. ‘북핵’도 무섭지만, 이 시점에 그런 말로 국민을 위협하는 당신들이 더 무섭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서, 우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조종을 이미 들었다. 


봉하마을은 못 가봤다.

수업을 마치는 대로 국민장엔 참석을 해야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 앞에 한 없이 부끄러워서다.

‘1987년 6월 항쟁이’라 불린, 그때 이후 처음이다.

이레 동안 내 삶이 많이 변하였다.

 


2009. 오월 스무아흐레.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렛날.


         간호윤

 

 

‘나무와 사람은 누워보아야 그 크기를 안다’

미국의 명문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승승장구한 정치인 스탠튼, 시골뜨기 청년 링컨의 학벌이나 생김새를 가지고 ‘시골뜨기 고릴라’라고 조롱하였던 그가 링컨의 장례식장에서 가장 크게 울며 한 말이었다. 

왜 우리에겐 저런 정치인 하나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