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보고

2023. 2. 17. 11:26영화를 보고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보고

 휴헌 간호윤  2023. 2. 13. 15:40

모두들 떠나버린 습지의 집을 지키는 ‘습지 소녀’라 불리는 여인. 영화는 세상에서 버림받은 이방인 같은 여인에 대한 재판과 사랑, 그리고 습지처럼 고요하면서도 숲의 들숨과 날숨소리가 들리는 생생한 생명 자체를 그려나간다. 

 

습지는 고요한 듯하지만 바람이 불고 새들이 나는 엘랑비탈의 세계다. 그 속에는 먹잇감과 포식자가 있다. 폭력과 폭력으로부터 자기의 삶을 지키려는 강인함도. 

 

“가재가 노래 부르는 습지로 도망가! 엄마처럼”

 

폭력적인 아빠로부터 벗어나려 집을 떠나는 작은 오빠 조디가 어린 여동생 카야에게 하는 말이다. 카야는 이 습지에서 성장을 하고 사랑을 하고 자기를 지키기 위해 포식자를 죽인다. 

 

우리는 누구나 ‘가재가 노래 부르는 곳’, 그 ‘습지’를 찾으려 한다. 카야는 이렇게 속삭인다. 생존하려면, 나를 지키려면, “그리고 가끔 먹잇감이 살아남으려면 포식자는 죽어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