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리안>을 보고-거부할 수 없는 선택을 강요 당하는 자들

2023. 2. 15. 09:46영화를 보고

<바바리안>을 보고-거부할 수 없는 선택을 강요 당하는 자들

 

말과 글, 언어만이 의사 전달 방법은 아니다. 제 뜻을 전달하지 못하는 말과 글은 없어도 된다. 인간에게는 공감이라는 신기한 통로가 있으니 말이다. 폭력이 무엇인지, 어리석음이 무엇인지, 정의가 무엇인지, 복종이 무엇인지, 그리고 의식이 없을 때 인간은 어디까지 악해지는지, 거부할 수 없는 공포를 강요 당하는지를 잔잔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동물은 삶을 생각하지 않아 생존이지만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삶을 생각한다. 이것이 인간으로서 의식이다. 다른 말로 철학이라 해도 좋다. 의식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보았으면 하는 영화다. 공감하고 싶어서다.

바바리안(barbarian)은 ‘이방인’, 혹은 ‘야만스러운 자’,'참고 듣지 못할 말을 하는 자'로 매우 경멸스러운 뜻이다. 실제 바바리안은 고대 로마 제국 시대에 등장한 단어이다. 로마는 제국 주변에 사는 외부인을 야만족, 바바리안이라고 칭했다. 그러나 로마가 문명의 이기를 앞세워 잔인하게 주변국을 점령하여 노예국으로 만든 행위가 야만인지, 아니면 침공을 당한 사람들이 야만인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2023년 대한민국, 결코 정상적인 민주국가라는 생각이 안 든다. 로마의 바바리안 못지않은 ‘대한민국 바바리안’들이 좀비처럼 이 사회 여기저기에 존재한다. 그것도 대낮에 언론이란 공공채널을 통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등 사회 전반에서 이름만 한국식 ‘개‧돼지’로 바뀌었을 뿐이다. 그들은 절대 죽지 않는다. 그 ‘대한민국 바바리안'이 누구인지는 후일 역사가 증명해 줄 것이다.

첨언:저 위 영화 포스터 출연진 명단을 보는 것도 꽤 흥미롭다. 어느 연기자 이름을 먼저 써야 할까? 그 영화에서 가장 연기를 많이 한 주인공이 먼저 아닐까? 이 포스터도 마크 라이언스가 중앙에 있다. 왜 조니 뎁을 먼저 썼는지에도 이 나라의 바바리안을 찾는 열쇠가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외국 영화 포스터를 찾아보아야겠다. 원제는 <waiting for the barbarian: 야만인을 기다리며>이다. 그렇다면 주체가 야만인가? 야만인을 기다리는 사람인가?

마치를 든 조니 뎁/의식 없는 자들은 저 마치를 절대 못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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