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헌섭필(休軒涉筆)-사이비(似而非) 머리말

2016. 7. 5. 09:24간호윤의 책들/새로 나올 책들


휴헌섭필(休軒涉筆)
-사이비(似而非)
    
이 책은 부천시 2016년도 문화예술발전기금 지원으로 만들어졌음.
 
머리말
1.
이 책은 내 블로그 단서장사(短書長思

):http://blog.editor.naver.com/editor?docId=220753856584


써 놓은 글 중 일부를 선별하여 활자화한 것입니다.
처음 제목은 <3류의 사회학-까치발로 어섯눈 뜨기>였습니다.
어느 날, 그 분과 이야기하다가 책 제목을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사이비였습니다. 그 분도 사이비였습니다.
그분은 나에게 나는 그분에게 열심히 이야기하지만, 그 분에겐 내가 나에겐 그분이 화폭에 그려진 사람이요, 절마당의 돌부처일 뿐이었습니다. 그분의 눈에 내가 안 보였고 내 눈에도 그분이 안보였습니다. 이야기 마디마디는 정의요, 민주화요, 학자의 양심이요, 등으로 종횡무진 널뛰었습니다. 하지만 그분도 나도 영판 스님 빗질하는 소리요, 말하는 매실일 뿐이었습니다. 모두 저 이와 내 삶의 이욕(利慾)을 가리려는 변소 간 단청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서로의 마음이 없는 자리, 체면만이 멋쩍은 표정으로 고의춤을 잡고 엉거주춤 서있는 꼴이었습니다.
사이비였습니다.
그분도 나도 서로의 말은 고담준론이지만, 행동은 영판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해(利害)의 분기점에 서면 우리는 반드시 해()가 아닌 이()쪽으로 옮아갈 것은 인수분해공식만큼이나 정연한 논리였습니다.
그것은 진실과 사실이 다른 것만큼이나 정합성을 꽤 갖추었습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은 그렇게 정의, 민주화, 학자, 양심과 비슷한 가짜였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사이비였습니다.
갑자기 자음과 모음을 교묘하게 엮은 그 분과 나의 사이비 말과 사이비 숨결이 뒤섞인 그 공간이 무서워졌습니다. 숨이 턱턱 막혔습니다. 서둘러 대충 입인사 한자리 꾸부리고서 헤어졌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잠시, 생각의 걸음이 멈춘 그곳에 연암 선생이 그리워졌습니다. 사이비를 그렇게 싫어한 연암 선생이---
 
2.
이 책을 한 출판사에 의뢰했더니 어느 비오는 날 부정과 넋두리로 된 글이라 출판하기 어렵다는 답변이 왔다. 그렇다! 맞는 소리이다. 난 이런 답변을 보냈다.
난 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려 애쓰지 않습니다. 난 내 손가락으로 세 사람도 존경하는 이를 꼽을 수가 없답니다. 서자서아자아(書自書我自我), 말 그대로 책은 책대로 나는 나대로, 말과 행동이 다른 자들은 어제도, 오늘도, 충분히 보았고 내일도 볼 듯합니다.
내 글은 지금 내가 내 눈으로 이 세상을 본 글입니다. 글은 꼭 긍정일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글은 해원(解冤)의 도구로 작동'할 수 있기에 넋두리 또한 가능합니다.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글은 누구나 씁니다. 나는 내 글을 씁니다. 그래 세상을 속이려는 글이나 현실을 아름답게 꾸미는 글, 혹은 순결한 감정만을  적바림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은 나를 속이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그러니 이 책의 글들은 사이비인 내가 세상을 본 그대로를 가감 없이 엮어 놓은 것이다.

20167월 휴휴헌에서 간호윤


아직 출판사를  정하지 못했습니다. 혹 도움을 주실 분이 계시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간호윤: 010-8260-8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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