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17. 08:12ㆍ간호윤의 책들/새로 나올 책들
엊그제 <한국 고소설도 특강>(새문사, 근간) 3교를 출판사에 넘겼습니다. 연말인 관계로 올해 세상 빛 쪼이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그래, 아마도 올 해는 <삼류>(다연)와 <시조문학특강>(경인문화사), 단 두 권의 공저만으로 만족해야 될듯합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삶 같은데---아쉬움을 <한국 고소설도 특강>으로 달래봅니다.
아래는 <한국 고소설도 특강> 머리말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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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겨레그림이다!”
“속세의 속인배의 그림이다!”
‘고소설도古小說圖’가 속한 속화에 대한 극단적인 평입니다. 같은 숨결을 내쉬는 동포이련만 한쪽은 최상의 주례사적 비평이요, 한쪽은 병리학적 보고서인 셈이지요. 이 글은 이러한 극단의 양가성兩價性을 갖는 속화에 속한 ‘고소설도’를 추적하였습니다.
고소설도는 문학인 고소설이 문화접변현상으로 조형 예술과 융합한 그림이지만 조선 후기 문화예술의 지형도를 바꾸어 버렸답니다. 자 그렇다면 고소설도란 무엇일까요? 여기서 그림인 ‘도圖’란 속화俗畵를 말하니, 고소설을 속화로 그려낸 것이 고소설도란 말입니다. ‘속화’란 생활공간의 장식을 위해, 신앙을 위해, 또는 민속적인 관습에 따라 제작된 속태俗態가 나면서도 실용적인 그림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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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 책은 고소설도의 정의를 밝히고 이를 발굴 목록화하는 한편, 고소설의 변용과 재생산이라는 문화접변경로를 문제망으로 설정하고 이를 추적하는 것에 목표를 둘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고소설도의 실증적인 자료를 확보하고 고소설도 유형이 명확히 구별될 것이며 고소설과 속화의 경계와 융합의 과정도 제 모습을 조금은 보지 않을까 합니다. 겸하여 유형화된 화법과 고소설도가 주는 미의식의 장력과 때깔도 찾아보겠습니다.
모쪼록 이 책이 우리 고소설사에 고소설도의 의미를 제대로 아로새겨 놓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1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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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그림은 <한국 고소설도 특강>에 수록된
우형 임경수가 그린 한국한글박물관 소장 「삼국지연의도」 8폭 병풍입니다.
우형은 산수화, 인물화, 화조화에 능했다하는데 상세한 이력은 알 수 없다. (판권 문제로 아래 그림은 반드시 필자와 한국한글박물관의 허가를 득하여야합니다. 무단전재를 금합니다.)
2폭 정삼분천하융중결책(定三分天下隆中決策): 제갈량이 위,촉,오로 천하를 삼분하고 이후 촉이 통일한다고 유비에게 설명하는 장면이다.
3폭 유황숙풍설방공명(劉皇叔風雪訪公明): 유비가 제갈량을 세 번 찾아가는 삼소초려 장면이다.
4폭 장익덕노편독우(張翼德怒鞭督郵): 장비가 노하여 독우를 때리는 장면이다.
5폭 연도원삼호걸결의(宴桃園三豪傑結義): 복숭아꽃 핀 곳에서 유비, 관우, 장비가 의형제를 맺는 장면이다.
7폭 조맹덕모동적헌도(曹孟德謀董賊獻刀): 조조가 동탁을 죽이려다 들키자 변명을 하며 칼을 바치는 장면이다.
6폭 미염공천리나기(美髥公千里走單騎): 수염이 아름다워 미염공이라 불리는 관우가 오관의 장수들을 참하고 유비에게 가는 장면이다.
8폭 왕사도교사연환계(王司徒巧使連環計): 왕사도가 동탁을 제거하려 초선을 시켜 연환계를 쓰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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