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순기 문학 연구> 교정지를 보내며

2016. 6. 27. 09:49기인기사

교정지를 출판사로 보낸다.
이번 책은 <송순기 문학 연구>이다. 늘 교정을 마칠 때면 자신이 없다. 세상은 오늘도 저렇게만 돌아간다. 신문은 늘 그들만의 세상이다. 
적지않은 나이이기에 이제 세상을 바라보는 폭도 넓어져야하거늘----. 그래, 저러한 세상일쯤 대수롭지않게 보아야하거늘----.
연암 선생의 말처럼 '말똥구리로 제 삶을 사랑하며 살아가야하거늘----'  
 올해는 출판이 좀 쉽다.
작년에는 한 권도 못냈다.
세상을 좀 쉽게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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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과연 이 세상에 내놓을 가치가 있는 것인지 반문해보고 또 반문해본다.   



<송순기 문학 연구> 머리말
애초에 책으로 내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연구재단에 제출할 논문 한 편을 쓰려했던 게 여기까지 와버렸다. 하기야 모든 연구가 가설에서 시작이기에, 미지를 향한 여행이기에 열린 결과일 수밖에 없다.
필자가 송순기를 처음 만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쯤, 그의 기인기사록하라는 야담집을 통해서였다. 그리고 두어 차례 논문을 쓰고 기인기사록하를 번역하여 출간하며 여기까지 왔다.
이 책을 내며 안타까운 마음부터 몇 자 서술하는 것이 연구한 이로서 예의인 듯하다. 까닭은 우리나이 서른 여섯, 물재 송순기의 요절로 그의 문학 또한 요절해서이다. 또 하나 안타까운 점은 이유야 여하하든 송순기는 1920년대 식민지 시대를 살다간 문인 지식인으로 분명 친일신문 <매일신보> 기자요, 발행인 겸 편집장을 지낸 이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송순기의 요절로, 그의 문학 또한 그만큼으로 멈췄지만 결코 녹록치만은 않다는 것을 이 글을 쓰면서 알았다. 1920년대 지식인 송순기의 대 사회적 글쓰기를 한마디로 줄인다면 전방위적 글쓰기라고 할 수 있다. 전방위적 글쓰기라함은 기자로서의 기사, 야담, 소설, 한시, 논설, 기행문, () 등 그야말로 다양한 장르를 두루 섭렵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10여 년이란 물리적 기간에 말이다.
이제 전방위적인 글쓰기를 한 까닭을 36세로 요절한 물재에게 물을 수는 없다. 다만 필자가 그에 대한 세 편의 논문을 쓰고 이 책을 만들며 이해한 결론은 식민지하 지식인으로서 고육책이 아닐까한다.
식민지 하 지식인으로서 고육책여부는 이 책을 읽으면 알 것이고 이제 송순기의 친일에 대해서 몇 자 첨언을 하며 이 글을 맺을까 한다. 언급한 바, 송순기가 언론인로서 친일신문인 <매일신보> 기자를 거쳐, 발행인 겸 편집인이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필자가 지금까지 송순기의 문학세계를 추적해본 결론으로는 그가 기자로서 쓴 기사나 기타 글에서 친일성에 대한 합리적 논증을 할 만한 글은 쉬이 발견하지 못했다. 엄혹한 일제치하에서 20대와 30, 16년을 살다간 송순기이다. 비록 그가 식민지 백성으로서 살아있는 영혼으로 국권회복을 외치지는 못했지만, 어떤 문인들처럼 자발적으로 조선인의 꿈을 훔치는 글은 쓰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저 시절 두루 춘향인 지식인과 구두선만을 들떼어놓은 식자들이 좀 많았는가.
따라서 송순기를 친일 언론인이라 단정하고 그의 문학세계를 폄하할 것은 아니다. 송순기는 1920년대 우리 문학사에서 분명 의미 있는 존재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요절한 이치고는 물재의 문학 자료는 적지 않았다. 하지만 필자의 발품은 더디고, 천학이요 비재인 탓으로 송순기 문학에 대한 전모를 밝히지 못하였다. 이 저서를 출간 후에 곧 기인기사록하를 공간할 것이지만, 앞으로 연구자들의 관심을 촉구해보며 머리말을 갈음한다.
한 마디 덧인다. 이 글을 쓰며 가장 많이 한 생각이다. ‘내가 저 시절 태어났다면 난 어떻게 살았을까?’ 한없이 자신 없는 질문이다.
홧홧증이 인다.
20166
휴휴헌에서 간호윤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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