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더라.”

2008. 9. 30. 21:13글쓰기/글쓰기는 연애이다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더라.”


친구를 만나러 일산에 갔습니다.

친구는 일산에서 꽤 큰 안경점을 합니다.

길눈이 서툰데다 장소를 찾다가는 교통경찰에게 딱지까지 한 장 받았습니다. 실은 친구를 만난다는 생각보다 ‘안경 값을  깎아줘서’라는 것이 솔직한 행차의 이유였습니다. 괜히 왔다 싶었습니다. ‘돈 몇 푼 아끼려다.…’하는 생각이 들고 후회가 났습니다.


안경을 맞추고 친구와 자리를 마주했습니다.

친구는 나와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까까머리 고 3시절, 녀석과 나, 그리고 ‘다마’와 ‘서스까치’라는 별명을 가진 4명은 제법 잘 어울려 다녔습니다. 그 때도 그랬지만, 친구는 요즘사람 같지 않게 참 정직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평택에 있는 고아원을 찾는 것하며, 세상을 보는 눈이 나이답지 않게 맑습니다. 고생도 꽤 했습니다. 친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바로 안경점에 취직을 했답니다. 저 어엿한 안경점은 단돈 300만원으로 시작한 것이랍니다. 

말끝에 이런 삶의 지혜를 풀어 놓습니다.


“호윤아, 세상을 산다는 것은 말이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더라.”


친구가 만들어 준 안경을 쓰고 돌아옵니다.

한강변의 가로등이 참 밝습니다.

2008. 9. 30.

간호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