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물림 하는 꼴

2008. 8. 19. 21:28글쓰기/글쓰기는 연애이다

 

 

 

책상물림 하는 꼴


어머니께서 홀로 사시는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바리바리 싸 주신 짐 보따리를 차에 싣고 지갑을 열었습니다.

……

다해진 어머니 손만 잡았다 놓고 돌아 왔습니다. 책상물림 하는 꼴이 그저 이렇습니다.

 

모든 것의 우위를 경제(돈)에 두는 세상입니다.


책을 읽다보니 프로이트라는 이는 돈을 ‘배설물’이라고 보았더군요. 그래, 그는 “부자는 정서발달 부진과 배변 훈련 부족에 기인하여 현금과 재화의 축적에만 몰두하는 항문유형의 인간들”이라고 독설을 폅니다.


자본주위를 사는 우리로서야 해괴한 부자관이요, 결코 부자에 대한 명경이라 할 수는 없을겝니다. 하지만 파랑새가 꼭 돈의 도움을 받아야만 비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도 압니다.

그래 아주 조금, ‘항문(肛門)유형의 인간들’에 내가 속하지 않음으로 위로 삼습니다.


오늘 저녁은 어머니께서 싸주신 호박잎쌈이나 먹어야겠습니다.


2008. 8. 19.

간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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