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상황

2008. 8. 13. 09:03글쓰기/글쓰기는 연애이다

 

 

 

“파렴치한 행동을 한 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엄벌”

“경제고려, 8.15 특별사면”


전자는 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이 한 말이요, 후자는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범법행위를 저지른 경제인들을 사면한다는 신문기사 내용입니다.


분명 모순이로되, 대한민국의 국심(國心)에서 한 일입니다.


참 헷갈리는 상황입니다.

무엇이 옳은지 알 수 없습니다. 분명 부도덕한 자인데, 이 경제를 살린다하니-. 저 모양대로 믿을라치면 ‘경제인의 필요충분 조건이 부도덕인가?’하는 생각이 들 법도 합니다. 허나 대한인으로 살다보니, 경제를 앞세운 부도덕의 대침공을 ‘허참!’ 한 마디로 끝냅니다.


어느 때, 어느 사회, 어느 나라인들, 불편부당은 늘 있었습니다. 사실 태어날 때부터 우리는 공평하지 않습니다. 머리에, 덤으로 가문까지 신탁한 사람이 있지만, 이범선 선생의 <오발탄>보다 더한 인생도 꽤나 많습니다. 절대자(絶對者)라 불리는 분, 하나님의 사격 솜씨는 그리 믿을 것이 못됩니다. 그러니 ‘법 앞에 누구는 공평치 않다’는 것도 탓할 것이 없습니다.


그래 선생인 나는 오늘 아침 이런 생각을 가만히 해봅니다.


‘부도덕, 부조리를 바꿀 수는 없단 말이야. 학생들에게 시나브로 사라지는 도덕, 양심, 정의나 잘 갈무리해 두라고 말해야지. 저이들에게 뺏길지도 모르잖아.’

 

 

“평등이 자연의 법칙인 것은 아니다. 자연은 무엇 하나 평등한 것을 만들고 있지 않다. 자연의 법칙은 복종과 예속이다.”

-프랑스의 문필가 보브나르그(Luc de Clapiers de Vauvenargues, 1715~ 1747)


2008. 8. 13.


간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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